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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영화

월드 워 Z

by cfono1 2013. 6. 30.

* 스포일러로 볼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난 깜짝 놀라거나 막 사람 눈이 희번덕거리며 뒤집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영화가 좀비 영화지만 그래도 본 것은 브래드 피트가 앞에서 말한 그런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게다가 영화의 예고편에서 나오는 장면들을 직접 보고 싶기도 했다. 


UN 조사관 제리 레인(브래드 피트)은 조사관 생활에 회의를 품고 사직한 뒤 이제는 두 딸의 아빠이자 남편으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연일 이상 징후에 대한 소식이 나오고 세상이 평범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징조를 알린다. 평범하게 일어나 평범하게 아이들에게 팬케이크를 먹이고 차를 타고 나가는 길. 도시에선 폭발이 일어나고 하늘에는 전투기가 날아다닌다.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는 순간 여기저기서 사람을 습격하는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난다. 물린 뒤 10초면 변하는 이 알 수 없는 감염은 순식간에 도시와 국가를 마비시킨다. 가까스로 UN 사무처장의 도움을 받아 바다 위 임시 지휘소로 대피한 제리 레인. 하지만 그를 위해 없는 헬기를 수소문해 띄워 주고 가족을 피신시킨 이유가 이 감염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최적임자인 제리를 구하기 위했던 것. 이제 가족을 위해서라도 사직한 조사관 자리로 돌아가 가장 위험한 지역을 돌아야 하는 임무를 맏게 되는데...


월드 워 Z는 이전의 좀비 영화와는 좀 다르다. 좀비가 느리고 멍청한 하지만 쉽게 죽지 않는 그런 존재였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빠르고 더 공격본능이 강한 마치 미친개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는 참 사실적이라는 거다. 영화에서 정부는 무능하다. UN도 무능하다. 사망자 그래프는 미친 듯이 올라가나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고 처음보는 재앙에 그저 속수무책이다. 그나마 자주 일어나는 지진이라는 재앙만 해도 어찌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런 모습이 사실적이다. 


그러나 가장 재밌던 것은 관점을 바꾼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좀비 영화에서 좀비는 죽이거나 치료해야 할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르다. 좀비로 변한 인간을 어찌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은 살아야 한다. 그럼 그 살아남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그 관점에서 문제의 해결을 찾는 게 이전 좀비 영화와는 다른 점이다. 이 방식이 전 세계적인 규모가 되기에 제목도 월드 워 죽, 세계 대전이라는 문구가 붙은 게 아닐까 싶다.


깜짝 놀라는 장면은 지금까지 영화 공식을 충분히 따르기 때문에 심하게 놀라지는 않는다. 이쯤이면 나올법한 데에서 나온다(난 그래도 놀랐다. 예상했어도). 좀비가 파도치는 장면도 괜찮았다. 미국, 한국, 이스라엘, 유럽 이동하는 것도 질질 끌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좋았다. 하지만 한국이 여전히 볏짚 깔고 빈곤하게 사는 것처럼 나오면 이제는 좀 곤란한 시점 아닌가?




* 이미지는 다음 영화입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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