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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라운드, G플랙스 그리고 혁신의 의미

by cfono1 2013. 10. 28.

갤럭시 라운드가 나왔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혁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에 맞서 LG전자는 G플랙스라는 스마트폰을 대기 중이다. 



곡선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 곡선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 라운드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다. 그리고 이건 LG전자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초를 통한 혁신 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런 가정을 해보자. 최초의 연필이 모두 둥근 연필이라고 말이다. 연필이 등장하면서 종이 위에다 편리하게 글씨를 쓸 수 있으면서 사람들은 혁신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의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가장 쉬운 수단이니까. 그런데 이 연필이 둥글다 보니 자주 굴러떨어진다. 그럴 때마다 연필심은 충격을 받을 것이고 자주 부러졌을 것이다. 연필은 좋지만 둥근 연필은 아쉽다. 그런데 이때 육각 연필이 등장한다. 

이 육각 연필은 잘 굴러떨어지지 않는다. 그 특징은 이름에서처럼 육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에 더 잘 잡히는 것은 덤이다. 디자인의 변화가 사용자의 경험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연필을 예로 들었지만, 디자인의 의미는 외부 디자인이건 내부 디자인이건 제품이건 아니면 소프트웨어 UI 디자인이건 상관없다. 디자인에는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해야 하고 그것이 사용자 경험 UX에 어떤 의미가 되어야 혁신이 되는 거다. 만약 둥근 연필에서 연필의 표면 색깔을 바꾸거나 빤짝이를 첨가해서 혁신이라고 주장한다면 사람들은 쉽게 그걸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럼 다시 돌아가서 갤럭시 라운드와 G플랙스를 돌아보자. 지금 상황에서 스마트폰이 왜 휘어야 할까(G플랙스처럼 상하로 휘었다면 귀와 입에 밀착되는 장점이 있겠지만, 갤럭시 라운드처럼 좌우로 휘는 것은 딱히 어떤 이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스마트폰이 휘지 못해 불편함을 겪는 소비자가 있던가? 만약 휘어진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가 없더라도 그것을 미리 내다보고 만들었다면 그 미리 내다본 UX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의 책임은 당연히 만든 사람에게 있다. 


기술적 의미에서 최초라는 단어는 쓰지 못해도 대중에게 이런 설명을 가장 잘하는 기업 어디일까? 바로 애플이다. 제품과 서비스에 의미가 있고 상징하는 것이 있다. 그렇기에 그것은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중은 시간적 의미의 최초를 지우고 UX 측면에서의 최초를 맞이하게 된다. 바로 소비자가 인정하는 혁신의 순간이다.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소비자와 사용자 관점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야 제품과 서비스를 대중에게 판매하는 기업으로서의 자세다. 이것이 갤럭시 라운드와 G플랙스가 몰고 온 주제에 대한 고민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사진 2, 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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