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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과연 생태계를 구축할 역량이 될까?

by cfono1 2013. 11. 4.

최근 삼성전자가 새로운 일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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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단일 제품으로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지금의 플랫폼 생태계 시대에서 자사의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 구성 능력은 경쟁의 핵심 능력이 되었다. 이 분야를 잘 해나가는 기업이 구글과 애플인데 특히나 애플은 하드웨어 제조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하는 기업으로 이 특징에 맞게 하드웨어 생태계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모두 이끌어 나가고 있다. 


우선 상황을 살펴보자. 삼성전자로서는 지금까지 야심 차게 추진해온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실패했다. 바다는 사라졌고 타이젠은 지지부진하다. 콘텐츠 유통채널이 되어야 할 삼성 앱스는 존재감이 없다. 이렇듯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여 균형 있는 스마트 플랫폼을 만들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잘하는 것을 더 잘하기로 한다. 바로 하드웨어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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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재도 콘텐츠 유통채널도 어찌할 수 없다면 그나마 하드웨어라도 확실히 장악해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그런 관점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이 전략은 삼성전자에게 적합한 것일까? 강점을 더 강화하여 약점을 뛰어넘는다는 전략 자체로는 합당하다. 하지만 그 전략의 주체가 삼성전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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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전략의 핵심은 바로 다양성과 속도다. 명확한 표준으로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이 환경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용하여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 생태계 설계자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신뢰, 통찰력, 책임감 같은 것이 필요하다. 이제 이 키워드를 삼성전자에 대입해서 풀어보자. 첫째, 삼성전자는 우선 자사의 독특한 표준을 세계 표준 급으로 끌어올린 역사가 없다. 하드웨어 생태계를 이끌어 나가려면 갤럭시 시리즈를 스마트 기기의 중심에 놓고자 한다면 마치 마이크로 USB나 블루투스 같은 외부 연결 접점에 있어 표준을 설정하고 이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걸 해본 적이 없다. 둘째, 통찰력이 없다. 생태계를 잘 이끌어나가려면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초기에 전략이 잘 되어야 중간에 포기하거나 바뀌는 일이 없이 계속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그런 통찰력을 보여준 사례가 없다. 즉, 분석할 본보기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능력으로는 없는 걸 만들어 나가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나 이상이 아닌 현실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더 불가능한 이야기다. 셋째로 신뢰다. 서로의 영역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생태계 참여자의 입장에서는 항상 자신의 아이디어가 베껴지고 팽 당하지 않을까 두렵다. 그렇기에 생태계 설계자는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입장으로서 플랫폼 설계에 집중할 것이며 이것을 무기로 참여자들의 등에 비수를 꽂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끊임없는 믿음을 줘야 한다. 삼성전자의 협력업체는 많지만, 삼성전자의 플랫폼으로 성공한 신화는 있던가?



그런 삼성전자가 정품이 아닌 제품에 대해서는 기능 제한을 두며 자사의 것을 쓰라고 강요한다.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제대로 조성하지 못한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생태계를 조성한다며 생각한 전략이 겨우 이거다. 당연히 잘 될 리가 없다. 한국이야 어떻게든 돌아가도 애플과 비교하면 생태계 참여업체의 수와 다양성, 속도 모든 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시대는 스마트 기기를 중심으로 하는 M2M 시대로 바뀌어 가며 다양한 기기의 연결로 쓰임새가 무궁무진해지는 시대에 다양성의 빠른 확보는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고 이 경쟁력의 주인공은 협력업체다.


스마트폰 액세서리에서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참여업체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하나를 얻기 위해 열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것이 전쟁이라면 삼성전자는 동맹의 리더가 되고 협력업체는 리더에 참여하고 따르는 수많은 동맹이 되어야 한다. 자기 땅 좀 넓히겠다고 동맹을 밀어내는 리더를 과연 누가 따르겠는가?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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