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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현재 그리고 MS가 말하는 PC+의 미래

by cfono1 2014. 2. 17.

PC의 미래가 심상치 않다.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이다.


관련 기사 - 허리띠 졸라매는 소니, 결국 PC 사업 매각(링크)

                  소니·삼성·LG의 '계륵'이 된 PC사업 "어쩌나"(링크)



그래도 제품군을 유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 달리 소니는 아예 접기로 한다. 바이오가 어떤 제품인가? 윈도 진영에서 만들어내는 제품 중 애플의 제품군에 대항할 제품으로 바이오를 손에 꼽지 않는 이가 거의 없었다(AS 같은 부분을 제외한 제품 대 제품으로 본다면). 그런 바이오가 사라진다는 것은 확실히 사건으로 봐야 한다. 바이오마저 사라진다면 끝난 거 아닌가 하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공룡은 파충류다. 공룡이 멸종했다고 해서 그것이 파충류의 멸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PC의 현재

PC의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닌텐도와 나이키의 싸움은 유명하다. 서로 싸울 것 같지 않은 기업이 싸우는 이유는 바로 사용자를 두고 하는 시간 싸움이기 때문이다. 누가 사용자의 시간을 점유하는가? 바로 이것이 UX 경쟁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 중 하나다.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모바일이라는 개념이 정의되기 이전에는 PC가 있는 곳이 곧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PC는 무거웠다. 하지만 노트북의 등장으로 그런 것에 조금씩 균열이 가더니 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등장으로 확실하게 금이 가버렸다. 이제 PC는 사용자의 시간을 두고 스마트 기기와 경쟁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블로그를 읽는 것에 자신의 시간을 소비하는 사용자라면 가장 좋은 기기는 태블릿이다. 그러면 PC는 당연히 경쟁에서 밀려난다. 사용자는 한정적이고 수단이 늘었으니 이제 PC는 그 역할에 대한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LG전자의 움직임은 바람직하다. 고품질 콘텐츠에는 높은 사양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성능 게임을 하지 않은 이상 그런 제품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LG는 동영상 감상과 웹 서핑, 문서 등의 저품질 콘텐츠를 무리 없이 감상하고 생산할 수 있는 영역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그 결과 비슷한 쓰임새에서 이동성이냐라는 측면을 두고 경쟁할만한 제품(제품 소개 - 링크)이 나오기 시작한다. 



태블릿과 비슷한 쓰임새지만 이제 이동성이라는 측면 하나만을 두고 경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더 넓은 화면에서 저품질 콘텐츠를 소비하느냐 아니면 작은 화면이지만 이동성이 강화되어 저품질 콘텐츠를 소비하느냐 이렇게 말이다. 기존의 획일적인 스펙 지상주의를 떠나 사용자의 쓰임새에 초점을 맞추고 그 영역에서 디자인과 가격, 성능의 합리적인 조화를 이뤄낸다면 PC는 결코 죽을 수가 없다. 



MS가 말하는 PC+의 미래

그렇다면 앞으로의 PC는 어떻게 되어야 할까? 우선 MS의 역할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크롬북을 중심으로 구글이 성장을 노리고 있지만, 여전히 PC 산업의 중심은 MS와 인텔이다. 이들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나아가느냐에 따라 PC 산업의 방향이 바뀐다. 앞서 LG전자의 제품을 소개한 것처럼 PC가 각 사용자의 영역에서 대응해 나가겠지만 가장 중요하며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은 바로 고품질 콘텐츠의 소비와 생산이라는 영역이다. 여기서 특히 MS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미 인텔은 고성능 PC를 위한 i 시리즈와 저사양 PC와 모바일 대응을 위한 베이트레일로 나누어 늦었지만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직 기자라는 직업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고성능 DSLR이나 방송 장비로 촬영하고 현장에서 편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작업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마우스와 키보드라는 존재다. 태블릿 같은 스마트 기기는 아직 이런 것에 적절히 대응할 수가 없다. 태블릿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장착하면 그 무게가 증가하여 노트북의 무게에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그런데 성능은 노트북보다 약하다. 그렇다면 전문직 기자에게 필요한 것은 태블릿에 블루투스 키보드가 달린 기기가 아니라 바로 노트북이 필요한 것이다(울트라북 개념의 노트북). 바로 이런 거다.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 하드웨어.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이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 단위의 노력과 환경 조성이고 이제 MS가 그걸 해줘야 한다. 스마트 폰에서 외장 카메라와 연동하여 편리하게 제어하고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듯이 더 강력한 콘텐츠 생산 도구를 실시간으로 PC에서 제어하고 그 결과물을 작업할 수 있는 환경 말이다. 


즉, 노트북을 열어 스마트폰 앱을 쓰듯이 DSLR 카메라를 원격제어하고 생산된 사진과 동영상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송하여 다시 노트북에서 작업하는 것 말이다(여기서 초점은 기술적 구현이 아니라 이러한 사용자의 UX 흐름이 아이폰을 쓰듯이 최신의 안드로이드폰을 쓰듯이 막힘없이 매끄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스마트 기기가 하지 못하는 고품질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영역에서 다양한 기기 제어의 흐름에 중심에 있다면 PC가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 것은 꿈같은 일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M2M 제품이 나와서 사물 간 통신을 하며 소통을 할 것이고 이 흐름의 중심에서 이들을 제어할 강력한 존재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집이라는 이동성이 극히 낮은 공간에서 더욱 그렇다. 1가정 1PC라는 말이 있을 만큼 집이라는 공간이 전통적으로 PC의 고향과도 같은 공간임을 생각해 본다면 시대의 흐름 또한 PC에 비관적이라 할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공룡의 멸종이 모든 파충류의 멸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PC도 그렇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과 제품 판매 사이트입니다(사진 1, 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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