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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네이버로 살펴보는 시장 지배자의 그늘

by cfono1 2014. 4. 14.

독점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어떤 필수 품목에 대해 국가가 독점하고 그 이윤을 최소화한다면 국민 대다수가 그 혜택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정말 많다.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독점이란 시스템 자체를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웹 IT에서 그런 독점의 위치에 있는 자라면 누가 있을까? 네이버다. 



네이버가 시장 지배자, 독점의 영향력 행사자의 위치에 있고 그 힘을 올바로 쓴다면 참 좋겠지만, 네이버는 딱히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이번 개편을 하면서 네이버 N드라이브의 장애 때문이다. N드라이브의 파일 업/다운로드의 기능에 장애가 발생했고 당연히 문의를 위해 고객센터를 찾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네이버의 이름을 달고 네이버의 문의사항을 처리해주는 곳은 없다. 



의견을 보낼 수는 있을지언정 내가 어떤 장애가 있고 이 장애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네이버가 책임을 지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가지고 광고를 비롯한 수익모델을 만들어간다. 우리가 무료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무료가 아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서비스는 할지언정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이거 정상일까? 그리고 재밌게도 네이버 지식in(링크)으로 문의를 유도하고 있다. 


관련 기사 - 네이버, 검색 파워 기반으로 유통도 "꿀꺽"(링크)



지식in은 도대체 뭘 하는 곳일까? 그곳은 네이버의 서비스를 책임질 권한이 있을까? 만약 지식in의 지시대로 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까? 지식in의 답변을 해주는 구성원이 네이버에 소속되어 그 답변에 대한 책임을 100% 보장하는 게 아니라면 그런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사 서비스의 직접적인 처리를 위한 문의접수는 없애고 지식in을 끌어들인다면 이건 자사 서비스의 하청이나 다름없는 거 아닐까? 물론 관리 감독의 책임도 없다. 지식in 답변자가 네이버 소속임이 아닌 이상에 말이다.


< 다음의 고객 문의 페이지. 이게 있어야 정상 아닌가? >


플랫폼의 시대에 시장 지배자가 만들어가는 판의 규칙은 매우 큰 영향력을 끼친다. 웹 서비스와 모바일 영역에서 라인으로 그 판을 키워가는 네이버가 하는 짓이 겨우 자사 서비스를 직접 처리하는 문의센터를 없애고 지식in으로 외주 돌리는 거라면 너무 치졸하다. 돈을 지급하는 고객만이 고객이고 지금까지 네이버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트래픽을 만들고 고객 데이터를 만들어준 고객은 고객이 아니라는 생각이라면 네이버의 미래는 너무나 뻔하다. 이건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자세의 문제다. 전략의 문제는 바로잡을 기회가 존재하지만, 자세의 문제는 소비자의 신뢰와 믿음에 대한 것이기에 한번 금이 가면 그걸로 끝인 게 많다.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서비스를 내놓고 더 많은 협력업체의 영역으로 침투하는 네이버의 목적과 태도는 과연 우리 사회에서 빛과 소금이 될지 아니면 암세포가 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링크 -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욕망의 시대(링크)




* 이미지는 구글 검색 및 해당 페이지 캡처입니다(사진 1)


* 이 글은 아이에데이 IT 관련 미디어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