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는 분업의 시대다. 쪼개고 쪼갠다. 그렇게 하나의 분야에서 더욱 기계처럼 정교해진다. 그러면 그 전체의 합은 완성도 높으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고 있다. 더 다양한 것을 원한다. 더 자신과 밀착된 것을 원한다. 이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분업의 발전이다. 완제품 하나만 파는 것이 아닌 각 부분을 모듈로 묶어서 부품으로서 판매가 가능하게 되었고 조립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생겨났다.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 능력만 있으면 제품 만드는 것을 공장을 소유하지 않아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망의 발전은 한 군대에 모여있지 않고 국가별로 떨어져 있어도 협업이 가능케 한다. 부품과 기술의 평준화가 이루어졌다. 같은 부품으로 스펙의 차별화는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승부는 이 재료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결정 난다.
이 빵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과거 산업화 시대라면 밀을 재배하는 사람은 밀을 재배하는 사람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리고 가루로 빻는 사람은 잘 빻는 것으로 끝이다. 반죽 잘하는 사람도 빵으로 굽는 사람도 모두 각자의 역할에서 역할만 잘하면 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밀을 재배하더라도 자신이 재배하는 밀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밀이 나중에 빵이라는 결과물에 어떤 특징을 가져다줄 것인지 알고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가로로 빻는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빵이라는 최종 결과물을 이해하고 얼마나 곱게 빻을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부드러운 케이크에 거칠게 빻을 수는 없다. 하지만 거친 식감이 필요한 빵에 부드러운 밀가루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죽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빵을 굽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어떤 빵이라는 것에 대한 목표가 공유되고 이 공유된 인식을 바탕으로 만든 빵은 이전의 빵과는 분명히 다르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기획자는 기술과 디자인을, 기술자는 기획에 대한 이해가 서로 낮으므로 이해를 하는 과정에서 자칫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만 던지고 있다는 오해를 할 수 있다. 그런 것이 아니다. 일부러 서로를 괴롭히려 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하는 것이며 이 과정을 서로 친절히 설명해주는 것으로 이해하고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분열이 아닌 시너지로 승화될 수 있다.
사용자의 경험은 그렇게 공유되어야 한다. 더 높은 수준의 이해와 그에 걸맞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각 부분의 담당자들이 그 늘어난 짐을 나눠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 녹여낸다면 한층 더 높은 UX로 완성되면서 시장에서 생존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 이 글은 아이에데이 IT 관련 미디어에도 기고(링크)됩니다.
'윤's > 기업 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IOT, M2M 시대의 포지셔닝 - 소화기와 소방차 (0) | 2015.01.12 |
---|---|
노트북으로 살펴본 경영의 근간 - 어떤 생각이 제품을 만드는가? (0) | 2014.05.26 |
네이버로 살펴보는 시장 지배자의 그늘 (0) | 2014.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