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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을 강요받는 한국 IT 산업

by cfono1 2014. 8. 19.

삼성전자와 반스앤노블은 최근 협업을 진행한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반스앤노블의 콘텐츠가 결합해 쓰임새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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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IT는 지금까지 잘 해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국 IT는 하드웨어를 잘했다. 그런데 플랫폼 시대에 들어와서도 하드웨어만을 잘했다. 그래도 노키아나 HTC처럼 무너지지는 않았다. 이점은 분명히 인정해줘야 한다. 삼성전자는 그중에서도 발군이었다. 그룹의 부품 제조 능력을 100% 활용했고 경쟁사를 압도하는 마케팅 능력에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뿌리고 살아남는 것의 강점은 더욱 강하게 하여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그렇게 하드웨어 제조사로는 애플과 각을 세울 수 있는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싸움이 판이 바뀌었다. 모두가 같은 부품을 쓰면 그 부품에서 나오는 강점은 차별화의 요소로 작용할 수가 없다. 하드웨어의 차별화 요소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구글의 UI에 대한 통제권은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이런 좁은 공간에서 선택지는 두 개다. 하나는 콘텐츠 유통 채널이고 하나는 운영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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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직접 해결해버렸다. 스스로 킨들이라는 하드웨어로 자사의 막강한 콘텐츠를 직접 수용하고 유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버렸다. MS라고 다르지 않다. 하드웨어 영역에서 삼성전자만큼의 힘은 없지만 스스로 서피스라는 하드웨어를 만들면서 꾸준히 자사의 운영체제와 콘텐츠 유통채널이 사용자와 직접 만날 접점을 늘리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IT 기업 중 3개의 요소 중 하나만을 다루는 기업은 이제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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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타이젠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하던 삼성전자가 반스앤노블과 협업을 한다. 그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이 협업의 말 하는 바가 중요하다. 날로 약화 돼가는 경쟁력을 유통채널의 강자와 협업이라도 해서 풀려고 하는 삼성전자의 절박한 지금 위치 말이다. 하지만 이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 아마존 킨들의 경우 그 가격이 거의 본전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마존이 쇼핑과 온라인 콘텐츠를 직접 보유하고 있어 수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데 삼성전자와 반스앤노블이 그렇게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로서는 킨들과 경쟁하므로 가격은 최대한 낮춰야 하고 이는 수익성의 악화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렇게 팔아도 그 이후에 콘텐츠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의 주도권은 반스앤노블이 쥐고 있다. 하지만 더욱 피곤한 사실은 삼성전자와 반스앤노블 둘 중 누가 더 교체되기 쉬운 존재냐라는 것인데 삼성전자는 교체될 가능성이 더 높은 그런 존재다. 샤오미와 대만의 ASUS를 비롯한 (범) 중국의 IT 하드웨어 업체가 그 완성도를 날로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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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스로의 판단으로 흐름을 주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시간은 지났다. 샤오미 같은 중국 IT 기업은 자신의 포지션을 명확하게 이해했고 빠르게 추격해 들어오고 있다. 콘텐츠 강자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며 최소한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다. 운영체제 기업은 직접 하드웨어를 하며 UI 통제권을 강화한다. 이제 결단을 강요받는 시간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사진 3)


* 이 글은 아이에데이 IT 관련 미디어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