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반씩이나 있다는 것과 반 밖에 없다. 이 물잔을 두고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두 개의 갈래일 것이다. 대체적으로 물이 반씩이나 있다면 이것에 대한 소비를 반 밖에 없다면 이것에 대한 절약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무엇인가를 하려면 수치나 현상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간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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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관점 - 시계가 아니다
삼성전자의 관점에는 사실 다급함이 놓여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 애플을 능가하는 혁신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굉장히 목말라하고 있다. 그런데 스마트워치를 좀 더 개선된 시계로 포지셔닝하면 굉장히 난처해진다. 삼성전자는 기기의 완성도와 플랫폼에 대한 비전 등 많은 부분을 무시하고 일단 물건을 먼저 만들어 시장에 소개했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으며 이 물건이란 이런거라는 미래를 보여줬듯 삼성전자도 스마트워치에 대해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거다.
하지만 이게 옳은 거라고는 보기 힘들다. 그런 포지셔닝을 위한 전략적 판단은 이해하지만, 삼성전자의 현재가 그걸 받쳐주지 못한다. 스마트폰과 별도로 그 작은 구성에 들어가서 움직이기 위해서는 초기 수준의 스마트폰의 성능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에 현재 부품의 크기나 성능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그런 하드웨어를 적절하게 움직이기 위한 운영체제나 그것을 뒷받침하는 콘텐츠 유통채널 등 많은 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 애플이 아이튠스를 하기 전에 음반사들과 협상을 하고 난 뒤에 했던 것에는 다 그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지기반이 충실하게 다져져야 플랫폼 사업은 힘을 받는데 삼성전자는 그런 것이 없다.
만약 부품 분야의 혁신을 이뤄내 스마트워치를 스마트폰으로 바꿔버릴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고 해도 그다음이 문제다. 화면이 작은 스마트워치의 특성상 시각적 정보를 통한 정보 습득에는 한계가 있다. 통화라는 목적은 블루투스와 연결한 헤드셋과 연동하면 된다지만 기본적인 화면 크기에서 오는 한계는 정말 피할 수 없다. 그러면 스마트워치 + 무엇 이라는 것에 대한 전략이 없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혼란스럽고 이해가 안 가기 마련이다.
LG전자의 관점 - 시계다
혁신이나 최초라는 짐을 벗으면 한결 편해진다. 그리고 다가가기 쉬워진다. 시계라는 포지셔닝을 잡으면 해야 할 것들은 시계 + 어떤 것이라는 공식이 잡히면서 무엇을 따라잡아야 할지 금방 들어온다. 이것은 굉장한 강점이다. 새로운 영역에서 방황하지 않은 것은 기업을 위해서도 사용자를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다.
시계라는 관점을 취해서 이런 유리한 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LG전자가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원형 디스플레이의 직접 생산은 매우 강력 장점이 있으나 이제 그다음이 문제다. 시계 단일 종류가 스마트폰처럼 수백만 개가 팔릴까? 그럴 수가 없다. 시계라는 아이템이 패션의 영역이기 때문에 모두 같아 버리면 개성의 표현 수단이 아니기에 오히려 외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유행에 맞추기도 하고 유행에 끌려가지 않는 디자인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복합적이 면을 생각하여 다양한 제품을 준비해야 하는 데 이것을 LG전자가 잘할 수 있을까?
또한, 작은 스마트폰이라는 포지셔닝의 짐을 벗었다고는 해도(고성능의 부담을 덜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플랫폼에 대한 부담은 남는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대다수를 장악한 스마트 기기 환경에서 위의 세 가지 영역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당장 큰 짐은 벗어도 미래를 봐서는 만들어야 할 것들의 부담까지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애플은 애플워치를 통해 두 개의 관점에서 시계라는 선택을 했다. 사용자를 무리하게 이끌려던 모습을 보여줬던 윈도의 행보와는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더 익숙한 모습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닌 조금 더 새로운 것으로 생활을 바꾸려는 선택이다. 새로운 영역을 대하는 데 있어 플랫폼과 운영체제가 없는 기업으로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그나마 LG전자의 선택이 좀 더 나은 것으로 느껴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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