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한국 IT 하드웨어 제조사의 핵심영역이다. 자동차 영역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의 카플레이 사이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휴대기기 영역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와 아이시리즈 제품군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영역인 가전은 더욱 한국 IT 하드웨어 제조사가 지켜야 할 영역이다. 그런데 이게 좀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구글 - 워낙에 많이 뿌린 운영체제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이제 없는 곳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이제는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워낙에 뿌려놓은 것이 많기에 안드로이드를 바탕으로 무엇인가를 하려는 업체는 구글을 통해야 한다. 이렇게 판을 벌여놓고 그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강점이지만 이것의 반대급부로 하드웨어 주도권은 없다. 원하는 제품군을 직접 만들기보다는 협력을 통해 시장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육체와 정신이 따로 분리된 것 같은 상황은 구글이 강자이지만 마냥 강자이지 않게 한다.
애플 - 강하지만 한정된 영향력
애플은 운영체제와 하드웨어, 콘텐츠 유통채널 모두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애플의 방향에 가장 잘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이런 높은 완성도는 애플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 강점은 한정된 영향력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애플 협력업체는 애플이 가지는 하드웨어의 영역이 확실하므로 애플의 확산 속도에 대한 한계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뿌리고 있는 안드로이드 덕택에 하드웨어 제조사는 그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 만드는 틀 속에서 있을 때는 애플이 하지 않는다면 할 수가 없다. 스마트 TV가 대표적이다. 누구든 안드로이드를 바탕으로 스마트 TV를 할 수 있으나 애플은 결과물을 내놓지 않았고 덕분에 애플 스마트 TV에 대한 애플 협력업체의 구상은 말 그대로 구상일 뿐이다.
삼성전자 및 LG전자 - 하드웨어 공급력에 걸맞지 않은 콘텐츠 유통과 운영체제
한국의 대표적인 IT 하드웨어 업체인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같은 스마트 제품을 비롯해 세탁기, 냉장고, 밥솥, 진공청소기 같은 제품들 그리고 TV까지 뭐든 공급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홈이라는 영역의 특성상 각 가전제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선 표준을 통한 제품 간의 연결이 중요한 데 각각의 제품이 아닌 한 제조사에서 일괄적으로 끝낼 수 있다는 건 매우 강력한 장점이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콘텐츠 유통과 운영체제의 비전은 여전히 없다. 이것이 이들을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하드웨어 제조사로 머물게 하는 큰 이유다.
보안 문제 같은 기술은 결국 해결된다. 하지만 앞서 말한 시장에서 움직이는 이들의 주도권을 쥐려는 권력에 대한 경주는 단순히 기술이 기술의 문제로 끝나지 않게 한다. 시장에서도 통하고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지만, 자사의 전략적 환경에 가장 적합한 표준을 만들어가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나오는 전투는 너희가 더 좋으니 우리가 포기할게 이런 식의 타협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한국 하드웨어 제조사 들은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업체를 따돌리기 위해서라도 더욱 그런 양보를 할 수가 없다. 일장일단의 3 집단이 벌이는 싸움은 과거 삼국시대의 균형에 버금가는 긴장을 줄 것이다.
관련 글 - 방향은 맞지만 전략도 맞는가? - LG전자의 소통, 홈쳇(링크)
M2M의 미래를 위한 선결조건 - 한국 IT 하드웨어 기업의 또 다른 기회(링크)
모든 산업에 대한 흡수의 시작 - 애플 스위프트(링크)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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