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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 자동차 산업

모래알이 되어버린 PYL

by cfono1 201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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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대차는 PYL을 포기하고 따로 삶을 찾는다. 첫 단추부터 어긋난 현대는 결국 수천억의 돈을 퍼붓고 이렇게 마감한다. PYL의 실패를 바란 것은 아니지만 성공할 수 없어 보이는 것에게 성공할 것이라고 거짓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PYL은 문화를 만들고 싶었지만, 거기에 진정한 문화는 없었다. 문화라는 건 사람들이 직접 움직이고 행동하며 거기서 자신의 즐거움과 가치를 찾아야 한다. 이런 것은 차량의 색을 좀 바꾼다고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설정하는 옵션이 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닌데 현대차는 그런걸 하면 문화로 될 것이라는 기이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PYL을 구성하고 있는 차량을 살펴보자. 이 i 시리즈들은 모두 해치백 또는 왜건 스타일의 차량으로 트렁크가 활짝 열려 수납공간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차들이다. 만약 현대차가 이런 차들을 바탕으로 문화를 만들려고 했다면 미니벨로 자전거가 잘 들어갈 수 있는 트렁크 수납 시스템이라던가 아니면 캠핑을 위한 i 시리즈 전용 액세서리 같은 게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설계 단계에서 이런 컨셉을 바탕으로 만들고 협력업체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가면 안 되었던 걸까? 문화라는 것에 반드시 레이싱이라는 것만 존재할 필요는 없다. 현대차의 기술력이 고성능에 다가갈 수 없어 이런 컨셉과 시장이라도 만들고 유지한다면 분명히 PYL의 지금은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말하고 싶은 것이 정말 고성능과 운전의 즐거움이라면 이것을 해야 했다. 바로 드라이빙 센터다. 하지만 현대차는 하지 않고 외국 자동차업체 BMW가 했다. 이곳을 만드는데 얼마나 들었을까? 정몽구 회장이 한전부지를 사들이는데 추가 지급한 금액 5조에 비하면 이 돈은 아주 일부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이런 곳이 없다. 자동차는 달릴 때보다 서 있는 시간이 많은 품목이지만 존재의 목적이 달리기 위한 도구다. 그렇다면 문화도 달리기 위한 것과 연관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드라이빙 센터 같은 소비자와의 접점은 없다 그것이 어떻게 문화로 바뀌겠는가? 



진정한 삶과 연관되는 접점을 만들고 그것과 관계된 액세서리 생태계 및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고성능 제품군으로 당당히 이름을 걸 제품도 그것들이 달릴 장소도 없는 PYL. 그런 상황에서 발랄한 광고만으로 덮기에는 너무나 설득력이 부족했다. 이제 수입차의 경쟁은 에쿠스, 제네시스를 지나 소나타와 경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전에는 현대차의 이런 고민이 옵션이었다면 지금은 생존을 위한 필수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한전부지에 새로운 빌딩을 완공하기도 전에 우울한 소식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 및 BMW 드라이빙 센터 홈페이지 캡처입니다(사진 1, 사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