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북(홈페이지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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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이번 행사에서 재밌는 제품을 내놓았다. 맥북 12(글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부르는 이름으로 공식 명칭은 아닙니다)다. 애플은 제품을 쉽게 쉽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자사의 플랫폼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 것인지 먼저 생각하고 그 때를 기다려 제품을 세상에 내놓는 기업이다. 그렇기에 제품이 나올 때마다 애플 플랫폼 내에서 이 제품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가 명확하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좀 달랐다. 맥북 12는 적어도 그런 제품이다.
지금까지 이동성과 콘텐츠 생산, 콘텐츠 소비의 3가지 측면에서 애플은 곳곳에 맞는 제품을 채워 넣으며 포지셔닝을 완성해왔다. 고품질 콘텐츠 소비와 생산에서 핵심을 담당하는 것은 프로세서의 능력과 화면의 크기다. 고품질 콘텐츠의 압도적인 화질과 디테일을 위해서는 화면이 넓어야 하고 생산을 위해서는 강력한 연산 장치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이동성이라는 측면까지 넣게 되면 애플에서 담당하는 제품은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패드라는 콘텐츠 소비 도구가 들어오기 시작하며 상황은 바뀌게 된다. 콘텐츠 소비와 생산에 있어 생산에 있어 맥북 에어의 위치를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다 맥북 에어보다 뛰어난 이동성은 굳이 맥북 에어일 필요가 있느냐라는 의문을 주었고 이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패드가 나오며 더 심해졌다. 아이폰 6+ 와 아이패드 에어가 명확한 목적으로 아이패드 미니의 모호함을 정리하듯 10인치(정확히는 9인치이나)영역의 콘텐츠 소비와 생산을 담당하는 제품과 13인치, 15인치 영역의 콘텐츠 소비와 생산을 담당하는 제품에 있어 더 명확한 포지셔닝을 원했던 것 같다.
이제 여기서 의문이 시작된다. 왜 13 대신 12인가?
노트북에서 주류 영역은 13인치부터 시작한다. 이 말은 사용자도 제조사도 적어도 13인치의 영역은 되어야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최소 노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도구로 삼는 세밀하고 빠른 작업. 여기에 그 크기에 걸맞은 배터리의 크기와 CPU 등 모든 것이 13인치는 되어야 한다. 그런데 애플은 베젤을 줄여서 12인치 크기에 13인치를 구현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12인치의 제품을 만든다. 그것도 12인치 아이패드 프로(이하 아이패드 프로)를 준비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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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12와 아이패드 프로의 화면의 크기는 12치로 같다. 그렇다고 맥북 12는 프로세서가 코어 M이라 아이패드의 A 시리즈보다 뛰어나지만, i 시리즈보다는 떨어진다. 기존 맥북 에어의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환경 능력을 그대로 계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아이패드 프로에 코어 M까지 넣으면 어떤 상황이 될까? 차별화는 키보드와 마우스 환경이라는 것만 남게 되지 않을까? 게다가 운영체제의 차이점도 애플이 마음먹고 요세미티에서 통합으로 가는 마당에 말이다. 운영체제는 달라도 UX를 통일하려는 시점에서 사용자가 느끼는 관점에서의 차이점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의 상황에서 애플이 새롭게 내놓은 맥북 12와 앞으로 나올 아이패드 프로의 역할은 너무나 교집합이 크다. 이 과정에서 맥북 프로의 역할은 13인치부터 시작하는 넓은 화면, 강력한 i 시리즈의 CPU로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역할은 강화되겠지만 한데 뒤섞여 버릴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12, 맥북 에어의 운명이 그리 장밋빛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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