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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애플이 구글을 잡는 법 - 명분과 광고 통제

by cfono1 2015. 6. 30.

이번 iOS 9 에서는 새로운 기능이 하나 더 들어간다. 바로 광고 통제다. 모바일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이 기능은 다분히 목적이 있다. 물론 이 기능을 광고를 없애 좀 더 사용자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걸 믿으면 너무나 순진한 것이다. 


관련 기사 - 애플, 아이폰에 광고차단 기능 탑재..명분은 소비자 보호, 실리는 구글 견제(링크)


기업에서의 경쟁은 전쟁의 측면과 훨씬 닮아있다. 스포츠도 전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규칙이 존재하고 그 규칙은 훨씬 세부적이며 그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을 용납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에서의 경쟁은 최소한의 규칙이고 이것만 지키면 뭐든 나머지는 다 되는 경향이 크다. 그렇다면 이 최소한의 규칙을 지키면서 다양한 공세를 취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 뭘까? 고객가치, 환경보호 대략 이런 명분들이다. 그리고 이번 애플의 움직임 또한 다르지 않다. 


관련 글 - 손자병법과 기업전략 1 - 명분(링크)


 

온라인 광고는 그동안 사용자의 데이터를 추적하며 끊임없이 노출됐다. 유료판매 또는 별도의 수익모델이 없는 앱들은 오직 광고에만 의존해야 했다. 그리고 구글은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 자사의 운영체제와 연동함으로써 깔끔(비즈니스 측면)하고도 체계적인 광고를 해오고 있었다. 문제는 사용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려는 시도를 하다 보니 무료라는 정책을 유지하지 않을 수가 없고 이는 한번 빠져들면 쉽게 나오기 힘든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너무나 쉽게 대체재를 찾을 수 있고 삭제 할 수 있다는 것은 유료 전환이라는 도전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수익모델이 커지면 커질수록 사용자는 광고로 인한 피로도가 쌓인다.


바로 이게 명분이다. 데이터 추적을 통한 성가신 광고를 막아 사용자 보호를 하겠다는 것. 그렇게 사용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구글의 약점인 광고 수익을 흔든다. 하드웨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는 애플은 광고 수익의 영향이 주력이 아니기에 이런 전략을 구사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구글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한 두 푼의 손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날로 중요해지는 사용자 데이터 보호의 흐름과 맞물려 타겟 마케팅 자체에 대해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에 대한 확장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모토로라를 인수해서 낳은 결과물이 대중의 인식 속에 얼마나 자리잡혔는지를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온다. IT 리더 기업인 구글이라 하더라도 제조업이라는 곳은 특히나 글로벌 유통망을 전제로 하는 제조업은 별개의 영역이다. 그리고 때로는 협조적이지만 언제든지 기회만 된다면 대안을 만들려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태도는 더욱 구글의 하드웨어 직접 제조를 힘들게 한다. 직접 제조도 어렵지만 고분고분하게 따라줄 기업도 과거 스마트폰 초기라면 몰라도 지금은 없는 것이다. 




지금 구글에는 마땅한 수가 없다. 애플은 기본적으로 위의 스마트 기기 3가지 요소를 완벽히 갖추고 있으면서도 다시 하드웨어에서도 빈 곳을 하나씩 하나씩 채워가며 약점을 없애가고 있다. 맥북과 아이폰 사이를 채우기 위해 아이패드를 만들고 다시 아이패드와 아이폰 사이를 채우기 위해 아이패드 미니를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체제는 한번 빠지면 쉽게 나오기 힘든 조합으로 어지간해서는 빠져나가지 않는 사용자 집단이 있다. 구글의 근간을 건드리면서도 제대로 된 명분을 가지고 나온 애플의 이번 조치는 무리가 없으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견고히 하는 수가 될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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