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퇴근하던 지하철 역 >
지난 금요일(16.04.01) 난 회사를 그만두었다. 약 5년의 세월이었다. 많은 일이 있었고 성장의 시간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내가 나오던 때에는 고객 반응을 위한 전시회를 잘 마치고 한참 막바지 준비였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나온 시작이 좋은 제품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그런 중요한 시기에 난 그만뒀다. 즉흥적으로 그만 둔 것은 아니다. 오랜 고민의 끝이었다.
모든 기업이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스타트업은 일반 기업보다 더 모험적이기에 안정적으로 초기 의도대로 갈 수 있는 투자 환경이 중요하다. 엔젤투자는 그런 스타트업에게 천사와 같은 존재이기에 엔젤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리라. 내가 속한 회사의 투자자는 자본 투자만으로 끝나지 않고 직접 공동 CEO로서 업무도 진행했다. 제조업에서 성취를 이룬 사람이었고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회사의 문제 해결에 자신의 관점을 가져왔다. 여기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은 초기 시스템이 부족하다. 자본만 부족한 게 아니라 뜻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다 보니 어떤 프로세스로 업무를 진행하고 관리할 것인가라는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시작하기 쉽다. 기본적인 것이 기본적으로 돌아가야 그 위에 혁신이 움직일 수 있는데 말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기업의 시스템은 많은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업무가 잘 돌아가게 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것을 잘 유지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스타트업을 직접 하시는 분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혁신과 관리의 균형. 이상적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이뤄내지 못했다.
제조업의 시스템은 관리하는 것이 그 목적과 존재의 첫 번째 이유이기에 필연적으로 혁신과는 성격이 잘 맞지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투자자는 제조업에서 성취를 이뤘고 자신이 확고하게 믿는 관리 시스템을 우리 회사에 이식했다. 시시각각 해야 할 많은 판단이 얼마나 기회를 극적으로 살릴 것인가에서 얼마나 관리가 되느냐로 기준이 바뀌었고 이는 지금 해야 하는 일의 성격도 바꾸었다. 가슴은 스타트업인데 하는 일은 제조업의 관리가 되어버린 시점에서 난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는 다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렇게 난 5년의 세월을 보낸 곳을 나오게 되었다.
새롭게 만든 이 카테고리는 자주는 아니어도 스타트업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느끼게 된 점, 준비하면 좋은 점을 하나씩 채워 나가볼까 한다.
* 구성원의 자세한 인적 사항에 대한 부분은 제외하고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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