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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스타트업 이야기

사업자 통장 만들기

by cfono1 2016. 6. 13.

 사업자 통장을 만들었다(5월 말). 아직 거래명세가 그렇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든 것은 돈 관리는 투명해야 하는데 투명하기 위해서는 목적에 맞는 계좌관리가 필수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런 돈, 저런 돈 성격이 다른 소비 명세가 한 곳에 모이게 되면 내가 언제 얼마의 금액을 썼는지 알기가 어렵다. 그리고 향후 거래명세에 대한 명확한 주체를 알기 위해서 필요하기도 했다. 


 사업자 등록증과 신분증만 있으면 난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난 곧 알 수 있었다. 우리은행을 평소에 주로 이용하는 나는 우리은행 사업자 통장을 만들려고 방문을 했다.

1차 - 내가 자주 다니는 길에 있는 인접 시에 있는 은행. 결과는 반려. 대포통장이 만연한 이 시대에 굳이 다른 지역의 지점을 방문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는 취지였다.

2차 -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 있는 은행. 결과는 반려. 통장을 만들려면 당신이 대포통장이 아닌 진짜 사업을 하려 한다는 증빙 서류가 필요하다. 그게 없다면 만들어 줄 수가 없다. 이때 좀 짜증이 났다. 거래하기 위해서 통장을 만들려는 건데 거래한 증빙 문건이 있다면 통장을 만들어주겠다는 건 주객이 전도된 거 아닌가? 목적을 위해 수단이 필요했는데 목적에 따른 결과가 있어야 수단을 제공해주겠다는 발상이 참신했다. 숫자를 다루는 은행에서 이 정도의 논리라니... 

3차 - 디자인 계약 건으로 만들어진 거래계약서를 증빙 서류 삼아 통장을 만들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내가 겪은 일은 우리은행이다. 하지만 타 은행도 그리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오죽하면 통장고시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 관련 기사

은행 통장 개설, 온라인선 쉬운데 창구선 깐깐(링크)

[HOOC]백수는 통장도 못만드나요? 통장고시(高試)체험기(링크)


 통장 만들라고 해맑게 웃고 계시지만 막상 통장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다. 게다가 증빙의 기준도 모호하다. 창업을 인정할 수 있는 서류라고 해놓으면 누구는 인정하고 누구는 인정 안 하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이상한 상황이 된다. 실제로 2차 방문 때 당혹스러웠던 것도 그럼 도대체 창업 인정 서류가 뭔가요?에 직원분이 대답을 못 하는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현장의 직원분들이 죄가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막상 일을 진행하려고 할 때 당사자가 그분들이니 답답함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대포통장 잡겠다고 모두를 잡는 전형적인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누가 만든 걸까?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