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잠깐 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다. 롯데마트의 통큰 피자다. 롯데마트는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통큰 시리즈를 준비해온 롯데인 만큼 기업의 생각과 소비자가 가지는 생각은 다르다. 롯데마트가 아니라고 해도 아닌 게 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이런 식의 영업확장 형태는 이미 이마트가 활용한 적이 있어 쉽사리 의구심을 떨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이번 싸움(물론 지난번 통큰 치킨에서도 설명했듯이 롯데마트도 프랜차이즈 업계도 서민의 삶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은 어떤 환경 속에서 치러지는가? 롯데가 처한 환경과 유통업이 처한 환경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우선 롯데가 처한 환경이다. 지금이 롯데는 통큰 치킨으로 쌓아올린 긍정적인 포인트를 홀랑 깎아 먹고 있다. 프랜차이즈업주의 가격 횡포(가맹주들과 영세 치킨 사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주로서 불공정행위의 중심에 있고 기이한 가격구조를 주도하는 사업주를 말한다)에 맞서는 유통업체로서의 긍정적 면모를 한껏 보여줬고 후퇴 시에는 보유한 물량 중 판매하지 못한 물량을 기부하는 형태로 제공하여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으로 끝냈다. 누리꾼들은 온갖 패러디를 만들면서도 롯데마트에 부정적인 패러디는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통큰 갈비에서 균열이 간다. 구제역으로 수백만 마리의 국산 가축이 생매장되는 시점에서 롯데마트가 선보인 미국산 통큰 갈비는 사람들을 분노케 했다. 돈이라면 때와 장소쯤은 문제가 안 된다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NC소프트의 제9구단 창단에서 불을 질렀다. 이때 다시 롯데가 보여준 모습은 누리꾼들로 하여금 궁상맞다는 모습을 보여줬고 창단 관련 게시판마다 롯데를 욕하는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더는 롯데를 위해 싸워줄 사람은 없는 듯싶다.
둘째는 유통업이 처한 환경이다. 지금 SSM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 안 그래도 여론이 안 좋은데 정부가 주장하는 공정사회(난... 잘 이해가 안 가지만)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대통령이 주유소 기름 가격을 언급하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인하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인 만큼 대통령의 입장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그 많지 않은 방법 중에서도 효과적으로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이 미끼상품이다.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사람들을 끌어모을 상품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피자와 치킨 등의 미끼상품은 다른 미끼상품과는 다른 속성을 가지는데 그것은 대기 시간이다. 신라면, 바나나 우유 같은 미끼상품은 대기시간이 없다. 그냥 집어들고 계산대로 가면 끝이다. 소비자를 매장에 붙잡아 두지 못한다. 하지만, 치킨과 피자 같은 상품은 제품 준비시간이라는 좋은 명분이 있다. 이는 소비자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 준비시간이 소비자를 매장에 붙잡아 두는 것이다. 그래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신들만의 아이템을 만들어가는 것이다(롯데마트의 경우 치킨에 한번 도전했다가 후퇴했고 이마트는 꿋꿋이 밀고 나가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탓에 롯데마트 또한 이마트의 피자라는 아이템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미끼상품을 제공해야 한다. 치킨은 지금 당장 하긴 어렵고... 아마 피자로 찔러보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물론 나의 생각이다. 또한, 이마트가 하고 있으므로 나도 한다 식의 물귀신 작전이면 그리 손해 볼 것도 없다. 나쁜 짓은 같이할수록 더 대담해지며 뻔뻔해지는 속성을 가진다)
롯데를 응원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한다. 이미 치킨이라는 카드는 써먹었다. 롯데의 다음 행보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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