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분석을 통해 보는 갤럭시 노트의 가능성

삼성전자에서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5인치 영역 대의 제품으로 갤럭시 노트라는 제품이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삼성전자에게 어떤 존재가 될까? 오늘은 그 미래에 대한 글이다. 

 

이번 갤럭시 노트에서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펜의 사용이다. 펜은 대표적인 필기도구로써 글자라는 것을 배우면서 처음 만나는 도구이기도 하다. 우선 펜이라는 도구의 기본적인 목적을 생각해보자. 문자의 표현과 입력을 통한 콘텐츠의 생산이다. 하지만 펜 이전에 스마트폰(또는 피처폰. 다음에서 항상 포함)에는 강력한 도구가 있으니 바로 쿼티다.

쿼티는 스마트폰의 문자 표현과 입력을 담당하는 도구로서 키보드 배열을 바탕으로 하여 빠르고 정확한 입력을 가능하게 한다. 그럼 이제 쿼티와 펜, 이 두 수단을 비교해보자. 우선 입력에 대한 효율적 측면으로 두 가지가 있다.

1. 글자 입력의 속도

이 부분은 키보드와 펜글씨의 속도를 비교해 보면 된다. 키보드로 문자를 입력하는 것과 펜으로 글씨를 적는 것 어느 것이 빠를까? 키보드가 훨씬 빠르다. 게다가 키보드와 펜글씨 모두 숙련의 정도가 높아질수록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것은 스마트 기기에서도 같으며 다음의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된다. 쿼티 자판에서 입력되는 반응 속도와 펜을 통해서 화면에 입력되는 반응 속도의 차이는 쿼티 자판이 더 빠르다.

2. 글자 입력의 편의성

이 부분은 폰트 크기와 관련이 있다. 쿼티 자판을 통해서 입력하는 경우는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입력 자체는 쿼티 자판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큰 글씨와 작은 글씨 모두 입력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윤의 전략 창고(8pt)

윤의 전략 창고(10pt)

윤의 전략 창고(14pt)

윤의 전략 창고(18pt)

윤의 전략 창고(36pt) 

그러나 펜을 통해 입력하는 것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글씨 자체를 작게 적어야 한다. 36pt처럼 크게 적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8pt 같이 작게 적는다면 매우 불편해진다. 즉, 펜이라는 입력 도구는 적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글자크기라는 측면이라는 부분에서 편의성의 제약이 따른다. 

이렇게 글자 입력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펜이라는 수단은 쿼티를 이길 수가 없다.

이번에는 감성적인 측면을 비교해보자. 쿼티는 기기가 제공하는 글꼴만을 쓸 수 있다. 하지만 펜은 다르다. 사용하는 사람의 글꼴을 인식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글꼴을 쓸 수 있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세상 어디에도 이런 글꼴은 없다. 이것은 나만의 글꼴이며 나의 기분과 감성을 고스란히 온라인에 투영시킨다. 쿼티가 가질 수 없는 인간적인 면. 이것이 바로 펜이 효율성 대신 가지는 장점이다.

그러므로 갤럭시 노트는 감성적인 도구인 펜을 바탕으로 스마트 폰(5인치 영역 대의 태블릿 포함) 영역에서 많은 문자를 입력하는 SNS 해비 유저를 위한 쿼티 자판이 없는 1, 3의 영역에서 나름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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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만으로 갤럭시 노트가 삼성전자에 큰 성공을 가져다줄 역사적인 제품이 되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펜 기술이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 근본적인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이로 센서와 중력 센서, 가속도 센서를 예로 들어보자. 이 센서들은 사람의 상하, 좌우 움직임은 물론 빠르기 등 다양한 움직임을 읽는다. 인간의 감각 자체를 읽는다는 개념 덕분에 이 기술은 다른 많은 분야의 기본이 된다. 게임으로 예를 들면 이런 기술 덕분에 키보드의 자판이나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움직여 게임을 할 수 있다. 그냥 조금 편리하게 한 것이 아니라 게임 산업 전체의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인 것이다.

터치 스크린 기술은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롭고 직관적인 사용은 기본에다 다양한 서비스를 가능케 했다. 터치 스크린으로 기타를 치는 것이 가능한 시대, 터치 스크린을 두드려서 드럼을 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갤럭시 펜 기술은 어떤가? 이런 기술이 아니다. 산업의 새로운 혁신에 바탕이 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게다가 대체재도 존재하는 기술이다. 펜으로 적는 것은 손으로 적을 수도 있다. 정전식 펜으로 적을 수도 있다. 입력이라는 부분에서 다른 기술이지 유일한 기술이 아니다. 게다가 갤럭시 펜의 입력 방식이 모든 갤럭시 시리즈에 적용되면서 갤럭시 시리즈 하면 생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도 아니다. 그저 많은 갤럭시 제품 중의 한 제품에서 쓰이는 입력 기술이다. 

갤럭시 노트는 펜이라는 차별점을 가진 제품이다. 그러나 핵심적인 차별점이 되는 기술은 산업에 바탕이 되는 기술도 아니고 대체재가 없는 기술도 아니며 작업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도 아니다. 이것이 갤럭시 노트의 한계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 그 큰 그림은 다양한 참여자가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그림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왕 하드웨어에 집중한다면 이런 아이템 위주의 접근이 아닌 산업의 기반이 되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는 하드웨어에 집중하길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적어도 그 환경을 통해 혁신을 이루기 위해 많은 참여자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동영상은 유튜브를 활용했습니다

* '안녕하세요 윤의 전략 창고 입니다' 글씨는 와콤 타블렛 펜으로 적었습니다 

* 제목에서 나오는 '인문학적'이라는 부분은 인간의 생활, 논리 또는 관점이라는 부분으로 특정 학문이라기보다는 얼마나 두꺼운지 얼마나 가벼운지 같은 수치적 또는 기술적 분석의 반대 표현으로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