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이후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프로도의 희생과 원정대의 노력으로 사우론을 끝내기 이전의 이야기로 프로도의 삼촌 빌보 배긴스가 어떻게 반지와 인연을 맺게 되는지 그리고 사우론의 등장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는 이야기다. 이번 시리즈도 무려 3부작으로 이번 '뜻밖의 여정'은 호빗 빌보 배긴스가 여행에 합류하고 떠나는 과정과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호빗족 빌보 배긴스는 샤이어를 벗어나기 싫어하는 전형적인 호빗족이다. 그가 사랑하는 것은 따스한 집과 푹신한 잠자리 그리고 맛있는 저녁 등이다. 이런 그에게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가 조상의 모험담을 이야기하며 함께 떠날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빌보는 전혀 떠날 맘이 없다. 혼자 저녁을 먹으려던 찰나 난장이 드워프가 한두 명씩 방문하더니 결국 13명이나 불어나고 그들이 먹는 음식과 더러워진 집을 보며 빌보는 넌더리가 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어지는 간달프의 권유에도 단호히 거부하다 모두 떠나 홀로 남은 아침을 맞으면서 그는 모험을 결심한다.
하지만 뛰어난 전사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며 기술도 없는 빌보에게 드워프 원정대의 리더 소린은 영 빌보가 미덥지 못하다. 간달프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지만... 이제 샤이어를 떠나 불을 내뿜는 용 스마우그에게 뺏긴 난장이들의 고향인 에레보르를 되찾기 위한 여행이 시작된다.
난 반지의 제왕을 좋아한다. 뭐랄까.. 있어야 하는 이야기가 다 있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에레보르는 난장이들의 위대한 도시였다. 뛰어난 손재주로 많은 보물과 훌륭한 무기를 만들었고 나날이 번성했다. 하지만 그들의 왕인 스로르(소린의 할아버지)는 여기서 만족하지 못했고 더 많은 황금을 캐냈다. 넘치는 황금은 결국 황금을 끔찍히 좋아하는 최강의 화룡 스마우그를 끌어들이기에 이른다. 결국 제대로 된 저항도 못해보고 에레보르는 스마우그의 손에 넘어가고 에레보르의 난장이들은 방랑의 시간을 시작한다. 인간의 역사에서도 탐욕이 만들어내는 재앙은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어느날 나타난 악과의 단편적인 싸움이 아니라 인간을 닮은 욕망과 그것에 대한 극복이 너무나 잘 녹아있다.
상영 시간은 약 2시간 40분 정도 된다. 평소에 극장에서 잠을 안 자는 나도 이번만큼은 조금 힘들었다. 앞의 약 1시간가량을 샤이어를 떠나는 순간에 할애한다. 이것이 3부작이라 치면 약 8시간이 넘는 구성에서 1시간의 할애는 그리 큰 것이 아니겠지만 2시간 40분의 구성에서는 좀 지루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샤이어를 떠나면서부터는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적절한 액션과 함께 어우러져 잘 흘러간다. 이는 이전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와 비슷하다. 그렇기에 본격적인 모험은 내년을 기다려야 할듯하다.
이제 새로운 서사시의 막이 올랐다. 검색을 통해 찾게 되는 호빗의 이야기는 앞으로의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다만, 간달프를 비롯한 배우들이 오래 살아 실마릴리온까지 만들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이미지는 다음 영화입니다.
'윤's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를린 (2) | 2013.02.02 |
---|---|
링컨 : 뱀파이어 헌터 (0) | 2012.09.07 |
토탈 리콜 (2) | 2012.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