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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상징으로 보는 삼성전자의 위기

by cfono1 2013. 7. 1.

아더왕 이야기를 아는가? 아더왕의 탄생과 결론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있고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까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아더왕의 엑스칼리버다. 아더왕에게는 이 엑스칼리버가 분신이자 능력을 상징한다. 이건 서양만이 아니다. 백제왕이 일본에 전해준 칠지도는 일본에서 자신이 백제왕과 어떤 관계인지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는 상징물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을 상징하는 그것. 그것이 얼마나 인정받는지에 따라 자신의 권위와 권력의 크기가 결정된다. 그리고 이는 IT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IT 제조업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힘의 상징물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부품이 있다. 사용자가 보는 화면을 결정하는 액정 부품, 디바이스의 성능에 가장 크게 이바지하는 CPU 또는 AP, 디바이스의 생존 기간을 결정하는 배터리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관점에서 삼성전자를 돌아보자. 삼성전자는 보통 기업이 아니다. 메모리 산업에서는 거의 표준을 결정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기술적 표준은 연구실이나 공인단체에서 나올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어떤 급의 제품이 얼마에 팔릴것이다라는 측면으로 본다면 연구실이나 공인단체보다는 제품을 주도적으로 생산하는 시장 지배업체에 의해 결정 난다. 즉,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지배업체가 이것을 밀겠다고 하는 순간 시장표준이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권력을 메모리 부분에서 행사할 힘이 있고 통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메모리를 제외하고는 어떨까? 


액정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만큼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LGD와 양대산맥을 이룬다고 봐야 한다. 배터리는 어떨까? 2차전지에서 삼성전자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또한 메모리 영역에서 만큼의 권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치열하게 경합중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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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모바일 AP는 어떨까?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로 이동하는 이 시점에 AP의 시장 장악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시점에서 볼때 우선 삼성전자는 잘 선방해왔다. 그러나 내실을 보면 박수치긴 어렵다. 퀄컴과 삼성전자가 양강 체제를 이루었지만 퀄컴은 자사 제품 단독 판매이고 삼성전자는 애플의 위탁생산을 한 양까지 포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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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내실을 본다면 더 위험하다. 바로 삼성전자의 자체 CPU 엑시노스의 한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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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술의 추세는 기본이 통합이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기 자체가 다양성을 구현할 수 있는 통합 기기의 성격이듯 AP 또한 그런 방향성을 가진다. AP 하나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향 말이다(이는 신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또한 마찬가지다). 두뇌 따로 통신칩 따로가 아니라 통합하여 크기를 줄이고 전력소모를 개선한다. 그런데 이런 흐름에서 엑시노스는 분명히 퀄컴에 뒤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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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이 비슷해도 통합의 강점이 있어 전력소모나 크기를 줄이는 데 이바지하는 강점이 있다면 당연히 그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쟁사가 그 제품을 쓴다면 경쟁을 하기 위해서라도 그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 비록 자사와 경쟁하는 제품이라도 말이다. 지금 삼성전자의 상황이 그러하다. 삼성전자라는 큰 기업을 위해서는 엑시노스를 밀어야 하지만 엑시노스를 밀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 삼성전자의 최신 AP 엑시노스 5 옥타 >


삼성전자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측면은 밀리고는 있지만 삼성전자가 못해서가 아니라 경쟁사 퀄컴이 워낙 뛰어나다고 보는 게 맞다. 삼성전자가 AP에 도전한 것은 멋진 일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노트, 탭 시리즈에서 확실한 지원이 없다면 엑시노스의 미래가 밝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최근 탭 시리즈에 인텔의 CPU가 탑재될 것이라는 기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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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제품의 확실한 백업을 받아야 할 상황의 엑시노스는 퀄컴도 모자라서 인텔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한때는 주목받다 사라지는 브랜드가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해당 기업의 핵심 브랜드라면 시장에서의 평가는 단순히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보지 않는다.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잃고 있다고 판단한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지워진 브랜드가 고객에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설명할 기회조차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핵심역량을 외부에 넘기지 않는다. 기본 전략이 자사 계열사에서 생산하여 자사 제품에 장착함으로써 유기적 제품 계획 및 생산으로 승부를 했다. 그런데 그 자사 제품의 부품 경쟁력이 핵심적인 영역에서 밀리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앞서 말한 기본 전략에 근본적인 균열을 가져온다. 인텔이 PC 시장에서 누리던 권력, 애플이 스스로 만드는 A 시리즈 칩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넣는 것을 보면서 삼성전자는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제 결단의 순간이다. 빠른 속도로 시대의 흐름에 맞고 경쟁사를 압도하는 결과물을 내놓던가 아니면 엑시노스 브랜드를 위한 출구 전략이라도 찾아야 한다. 실패한 브랜드가 득이 될 리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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