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s/┗ 전자 / 모바일

크롬캐스트 과연 혁신인가? - 혁신을 위한 두 개의 숙제

by cfono1 2013. 8. 5.

얼마 전 구글은 재밌는 기기를 하나 발표했다. 자사 플랫폼의 연결을 넘어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모든 동영상 채널을 연결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도구가 나온 것이다. 바로 크롬캐스트다. 그리고 이 물건은 놀랍게 싸다. 역시 구글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제품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것의 완성을 지휘한 김현유 상무의 말은 특히 인상적이다. 이미 너무나 많은 두뇌가 있고 스마트 TV가 또 두뇌를 가질 필요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다. 이제 스마트 기기의 두뇌는 싱글 코어를 시작으로 쿼드 코어로 빅 리틀 체제에서는 옥타 코어로까지 가고 있다. 사람이 두뇌는 하나이고 환경에 따라 시각적으로 보는 것이 달라지듯 강력한 스마트 기기를 하나의 두뇌로 가정하고 디스플레이 기기를 시각적 경험의 도구로 삼아 어떻게 연결하느냐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이번 크롬캐스트의 논리다.   


관련 기사 - 크롬캐스트가 뭐길래? SNS '들썩들썩'(링크)




게다가 이 기묘한 물건은 영역 파괴의 중심에도 서 있다. 



기본적으로 스마트 기기는 화면의 크기(전체적인 제품의 크기를 결정)와 성능(전력의 소모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에 따라 4개의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고 다시 이동성이라는 측면이 추가되면 아래의 8개 영역으로 확장된다



이 8개 영역 중 어디에 자신의 제품을 위치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데 그 위치가 바로 사용자에게 우리의 제품은 이렇게 쓰일 것입니다라는 설득의 기본 시작이기 때문이다.


관련 글 - 스마트 디바이스의 경쟁 초점 - 시간 점유율 그리고 UX 체인(링크)




그런데 크롬캐스트는 USB보다 조금 더 큰 기기로 이동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TV와의 연결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낮은 이동성이라는 성격을 가지는 제품이기도 하다. HDMI가 없는 TV 제품은 거의 없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는 스마트 기기만 있다면 낮은 이동성과 높은 이동성이라는 다양한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마냥 우와~ 혁신이다라고 하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1. 두뇌의 전기는 어디서 공급받는가?

스마트 기기의 생명은 바로 전기다. 전기 없이 움직이는 기기를 생각해봤는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제 생각해보자. 크롬캐스트는 TV로 부터 전기를 공급받는다. 그럼 여기에 두뇌의 역할을 할 디바이스는 어디서 전기를 어디서 받을까?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이동성이 높은 기기로서의 가치가 인정받으려면 전기 공급이 없는 여유 있는 작동환경이 필수다. 그런데 TV라는 기기의 특성상 잠깐 잠깐의 사용이 아닌 장시간의 콘텐츠 감상이 기본이며 이는 두뇌의 역할을 할 디바이스가 그만큼의 전기를 사용하며 크롬캐스트로 콘텐츠를 보내줘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만약 스마트 기기의 자체 배터리를 소모한다면 그만큼 이동성의 제약이 따르는 요소가 될 것이므로 이를 보완하려면 크롬캐스트를 사용하는 동안 사용자의 이동성에 지장이 생기는 배터리 소모라는 문제가 없이 크롬캐스트의 두뇌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크롬캐스트를 쓰느라 줄어든 배터리의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을 들고 밖으로 나갈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가정해보자. 데스크톱은 유선으로 전기를 공급받지만,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 유튜브를 TV 화면으로 보기 위해 데스크톱의 전원을 키고 다시 크롬캐스트로 콘텐츠를 전송하여 TV로 보겠는가 아니면 그냥 데스크톱 모니터로 보겠는가? 노트북은 이동성이 좋지만, 배터리가 약하다. 최신의 울트라북이야 이제 실제 사용자 시간 5시간 정도를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이다. 노트북 전체의 관점으로 보면 전기 공급이라는 측면에서는 노트북 또한 데스크톱과 다를 것이 없다.



2. 많은 콘텐츠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스마트 TV의 핵심은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TV에서 구현하는가이다. 조작의 방식, UI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롬캐스트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왜? 미러링 도구니까. 결국 이 중계기기가 멋진 역할을 하려면 두뇌 역할을 하는 스마트 기기에서 이미 멋진 서비스가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멋진 서비스는 TV 환경에 적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데 그런 서비스가 있는가? 그런 서비스는 없지만 그렇게 될 수 있는 서비스는 있었다. 바로 구글 리더다. 


구글은 구글 리더가 돈이 안 된다고 날려버렸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구글 리더가 다양한 웹 콘텐츠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그것을 미려하고 편리하게 보여준다면 진짜 스마트 TV의 시대에 훨씬 더 가까운 미래가 되었을 것이다. 구글 리더로 텍스트와 동영상을 수집하고 편의성 있는 UI로 정리한 다음 넥서스 4, 7, 10, 모토 X 같은 디바이스로 돌린 다음 크롬캐스트로 전송하는 이런 과정이라면 정말 멋지지 않은가? 하지만 앞서 적었듯이 구글 리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 하지만 웹과 스마트 기기를 모두 지원하는 피들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


 

너무 많은 두뇌에 또 하나를 더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동성에 맞는 능숙한 변신이 돋보이는 크롬캐스트. 하지만 그 태생적 한계인 두 가지 문제를 극복하지 않는 이상 스마트 TV의 진정한 대체자가 되기에는 좀 멀고 험한 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미지는 구글 검색과 제작 및 캡처입니다(사진 1 & 사진 2) 


* 이 글은 아이에데이 IT 관련 미디어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