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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불러온 LG전자 G 프로젝트의 미래는?

by cfono1 2013. 9. 16.

LG전자는 최근 자신감을 얻고 있다. 그래서인지 과감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스마트폰 G2의 뉴욕 미디어 행사였다. LG전자의 호불호를 떠나서 달라진 자신감만큼은 인정할만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슬금슬금 나오는 것 또한 있으니 바로 과거 LG전자의 브랜드 전략에 대한 답습이다. 


답습: 1)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따르다  2) 전부터 해 내려오거나 있던 방식이나 수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따름(다음 국어사전 - 링크


물론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LG전자가 잘못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삼성전자와 함께 건전한 경쟁을 하며 성장할 때 그 과실은 소비자인 국민이 얻게 될 것이며 나 또한 그 혜택을 얻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좋게 생각하기만 하기 어려운 부분이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이야기는 바로 최근 시작하는 G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다.



관련 기사 - LG전자 'G프로젝트' 더 키운다(링크)

                  LG전자, ‘G프로젝트’로 시장 선도 박차(링크)


이 G 프로젝트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운용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할 거리가 많다. 우선 차별화된 브랜드의 관리를 예로 들어보자. 언제나 그렇듯 이런 걸 가장 잘하는 회사는 바로 독일 자동차 회사다. 



좌측부터 벤츠의 AMG, BMW의 M, AUDI의 RS다. 이들은 모두 자사 제품 내에서 차별화된 라인업으로 최고 중의 최고를 상징한다. 그런데 단순히 최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의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데 자동차의 본질인 최고 속도와 반응성 등 자동차 본연의 목적에서 가장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다. 카본과 고성능 엔진, 경량화 기술, 고성능 브레이크 등 모든 측면에서 말이다. 그렇기에 이들 브랜드의 성격을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항상 말하지만, 소비자가 브랜드를 추리하거나 해석의 여지가 다분해지면 좋은 브랜드가 되기 어렵다. 나의 선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가 선택한 브랜드를 보더라도 나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내가 A라는 물건을 샀을 때 이는 내가 A에 대한 가치판단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가 A라는 물건을 사용하고 있는 나에 대한 판단까지 같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나의 브랜드에 대한 선택은 단순히 기업과 나의 구매를 넘어 나의 성향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의사소통이다. 이제 이런 관점을 가지고 다시 G 프로젝트로 돌아가 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G 프로젝트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혁신도 보여주고 싶고 급이 다르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고 신개념이라는 것도 보여주고 싶다. 이렇게 말이 많아지면 당연히 G라는 것의 상징 또한 분산되고 만다. 게다가 LG전자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같은 혁신과 신개념이라고 해도 스마트 기기와 냉장고, 에어컨의 영역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일괄적으로 하나의 G로 표현될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각 영역의 특징과 개성이 너무 다르지 않을까? 앞서 예를 들었던 AMG, M, RS는 모두 자동차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소비되지만, LG전자만 해도 가전과 스마트 기기, TV 등 다양한 영역이 있고 제품의 특성 또한 강하다. 이러다 보니 자칫 G라는 브랜드는 LG전자가 말하고자 하는 비젼과 이상을 담은 그런 브랜드가 아니라 ISO나 HACCP 같은 인증의 개념으로 변질 될 여지가 있다.




과거 LG전자는 X라는 코드를 남발한 적이 있다. 심지어 LG전자에서 나온 USB의 이름도 Xtick이다. 물론 삼성은 Any라는 코드를 남발했다(Any의 시작이 된 휴대폰 브랜드 Anycall의 작명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Any를 유럽까지 밀어붙이기도 한다. 영어권에서 Any라는 단어가 부적절한 이미지를 주어 Anycall이라는 브랜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관련 기사 - 애니모드, 유럽 중심부 프랑크푸르트에 '브랜드숍' 오픈(링크)

                 [한글날 기획]회사·상표·제품名, '이름에 울고 웃고'(링크)

관련 글 - 작명만이 전부인가? - 달라질 LG전자의 스마트폰 명칭에 대해(링크)


초조함을 벗어나야 한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 좋은 제품의 브랜드를 가져다 쓴다고 해서 그 이미지가 모두 옮겨가지 않는다. 하나의 브랜드로 다 말하고 싶다 하여 그것이 모두 전달되지 않는다. 급할수록 천천히 본질에 더 접근하여 풀어나간다면 시작은 더디지만 결국은 더 견고하며 인정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사진 2, 사진 3, 사진 4, 사진 5, 사진 6)


* 이 글은 아이에데이 IT 관련 미디어에도 기고(링크)됩니다.


* G 프로젝트의 3번째 개념 신개념 장르에 대한 부분은 BMW 디자인워크스 USA 벤치마킹하여 별도의 조직으로 키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