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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의 한국 상륙 - 스마트TV의 미래는?

by cfono1 2014. 5. 20.

왔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천국인 나라라 그런지 크롬 캐스트는 상당히 빨리 우리 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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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에 온 크롬캐스트는 과연 어떤 영향을 줄까? 이번 글은 그에 대한 이야기다. 


* 제 블로그는 기술적인 이야기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전략을 다루는 글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으시는 분들도 그런 관점에서 제 글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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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어의 지배를 받는다. 언어가 정의하는 의미를 바탕으로 생각하며 그 생각은 어느 정도의 약속을 기반으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스마트TV라는 물건은 무엇일까? TV다. 여전히 TV다. 단지 스마트해진 TV다. 적어도 대다수 사용자에게는 그렇다. 인터넷과 TV과 연결되면서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TV에서 돌아가면서 기존과는 다른 서비스를 하더라도 클라우드 서비스가 더 활성화하여 TV라는 도구가 거실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단히 큰 크기의 모니터로 역할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수십 년간 쌓아온 TV라는 단어가 만들어 놓은 사용자 경험은 이처럼 완고하다. 이 말의 또 다른 의미는 과거 TV에서 리모컨을 돌릴 때마다 즉각적으로 볼 수 있던 공중파라는 UX를 고스란히 계승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 스마트TV로서 크롬캐스트를 돌아보자. 크롬캐스트는 스마트 TV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아직은 못 미더운 존재다. 크롬캐스트의 서비스가 기존 공중파 콘텐츠 간의 매끄러운 전환이 아직은 안되기 때문이다. 물론 호핀과 티빙으로 나름 최대한의 공중파에 대한 콘텐츠를 끌어오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스마트 TV라는 영역에서 크롬캐스트를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니다. TV 앞의 스마트라는 기능을 수행할 가장 저렴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 TV를 완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을 들였어도 성공할 수 없었다. 액정 패널과 분리되어 성능 부분을 담당하는 하드웨어에 대하 적절한 로드맵 제시(삼성전자는 에볼루션 키트를 밀었으나 성과는 시원찮다)도 없었고 콘텐츠 유통채널도 빈약했다. 그런데 크롬캐스트는 이 두 가지를 잡는다. 패널과 성능 부분을 담당하는 하드웨어 일체형(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기존 TV 제조사가 밀었던 중심 전략)은 TV의 교체 주기를 생각할 때 너무 긴 간격이다. 하지만 크롬캐스트는 그냥 꼽으면 끝이다. 어차피 두뇌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각종 스마트 하드웨어가 담당할 것이므로. 콘텐츠 유통채널 또한 걱정이 없다. 유튜브가 있다. 게다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크롬 브라우저를 통한 확장은 더욱 크롬캐스트의 장래를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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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스마트 TV라는 제품 영역에서 볼 때 스마트라는 측면에서는 강점이겠으나 TV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약점인 것이 크롬캐스트다. 그렇기에 당장 파괴적인 힘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크롬캐스트의 편이다. 지금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생각해보자. 크게 본다면 공중파를 직접 보거나, IPTV나 케이블을 통한 다시보기 서비스, 호핀이나 티빙같은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 등이 있을 수가 있다. 이 세 가지는 각 사업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쉽게 뚫기가 어렵다. 그러나 다음의 한가지는 다르다. 바로 내려받아서 보는 소비 형태다.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내려받아 집과 실외를 오가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계층은 스마트 기기가 등장하면서 크게 늘었고 하나의 소비 형태로 자리 잡았다. 만약 구글이 지금은 지원되지 않는 저장장치의 콘텐츠를 크롬캐스트를 통해 TV 보여주는 기능을 업데이트한다고 생각해보자. 


어차피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이 콘텐츠 소비 계층은 핵심 콘텐츠는 자신이 내려받았다가 클라우드를 통해 집에서는 크롬캐스트로 TV를 통해 보고 밖에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본다. 잠깐잠깐 검색해서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유튜브에서 검색한 다음 집이라면 크롬캐스트로 TV를 통해 밖이라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본다. 웹서핑? 크롬 브라우저로 하면 TV 대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 모바일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시간은 거의 다 대응하는 수준이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이건 하드웨어의 문제가 아니므로 언제든지 구글이 업데이트 방식으로 재빨리 서비스할 수 있는 부분이고 명확히 존재하는 사용자 계층이며 게다가 가격까지 기존 스마트TV를 생각한다면 거저인 가격을 생각해볼 때 스마트TV의 주류는 될 수 없어도 한 카테고리는 장악할 수 있다. 


주류는 어렵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이 많고 이해관계자는 하나같이 쟁쟁한 기존 세력이다. 그러나 개인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TV라는 도구로 보게 해준다는 관점으로 본다면 크롬캐스트는 명확한 자기 영역을 만들 가능성이 생긴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낮은 진입 비용, 날로 늘어가는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는 연결성, 이미 주류로 성장해버린 유튜브와 크롬 브라우저라는 지원 서비스...  개인 사용자가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요소들이며 아까 언급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저장장치에 있는 콘텐츠 접근성만 개선해준다면 기존 세력인 삼성전자, LG전자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TV 시장에 안착할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거실이라는 공간. 그 공간의 핵심 하드웨어 TV라는 존재를 자사의 영향력 아래에 두기 위해 구글은 많은 도전을 했다. 크롬캐스트는 지금까지의 도전 중 가장 현명하며 확실한 도전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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