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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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9월 9일 새로운 제품 2가지를 발표하며 자사의 카테고리에 있어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대화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로 말이다. 아이폰6야 워낙 말들이 많아서 그런지 특별히 놀랍지는 않았으나 애플워치는 조금 의외였다. 조금의 힌트도 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간 부품 공급망이 많아서 부품 사진이 유출되어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이번 발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두 가지였다. 내가 그동안 간과했던 것과 앞으로 예상되는 것 이렇게 말이다.
간과했던 것 - 새로운 시장의 성장
그동안 나는 애플이 대화면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었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커질 필요는 있으나 굳이 갤럭시 노트 같은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여전히 애플은 자사의 생태계를 강화하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 에어와의 찰떡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까지는 맞는다고 본다. 아이폰 사용자로 하여금 태블릿마저 구매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정은 선진국 시장에서 통한다. 두 개의 제품군을 가지고 적절하게 자신의 쓰임새를 분리해서 활용하는 사용자 말이다. 선진국 시장의 구매력 높은 소비자는 그럴지 몰라도 신흥시장은 다르다. 그리고 선진국 시장 내에서도 두 개의 제품군을 모두 소화 못 하는 소비자도 있기 마련이다. 그 중간의 지점을 갤럭시 노트가 파고들었고 거기에 펜이라는 소구점을 더해서 지금까지 카테고리 킬러로서 자리잡았다.
하지만 생태계는 인구수가 많아야 뭘 하던 규모의 경제가 생긴다. 구글이 공격적으로 저가 라인업을 강화하는 이때에 애플도 더 강력한 세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나친 가격 경쟁을 피하면서도 세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파고드는 것밖에 없다. 그렇기에 찾은 곳이 바로 대화면 스마트폰이다. 펜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되니까 말이다. 중요한 것은 두 개의 제품을 모두 살수 없어 고민했던 소비자들을 하나의 제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예상되는 것 하나 - 애플워치 UI의 미래
애플은 최대한 시계다운 조작감을 계승하려 노력했다. 시계 끈과 용두를 보면 알 수 있다. 애플은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는 회사다. 그렇기에 독자적인 결합방식을 채택했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기괴한 것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충분히 기존에 있었던 시계 끈의 디자인과 개념을 가져와 시계 끈 제작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둔 것이다. 만약 본체와의 일체형이었다면 다양성은 상당히 제약되었을 것이다. 또한, 용두를 활용함으로써 조작 방식에 있어 이질감을 줄였다. 이는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좀 더 시계의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더 관심이 가는 것은 UI다. 아무리 애플이 배터리 기술을 혁신적으로 한다고 해도 저런 컬러풀한 화면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시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너무나 짧기에. 반복적인 충전이 필요하며 이것에 대한 해답은 충전을 정말 쉽고 편리하게 하거나 아니면 충전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첫 번째야 당연히 무선충전이 답일 것이다. 그럼 두 번째는? 바로 UI의 변화다. 지금 같은 컬러풀한 UI는 디스플레이 측면에서 배터리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흑백 화면으로 바뀌어 전력소모를 극한으로 떨어트려야 한다. 그러면 충전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흑백이 된다면 당연히 컬러풀한 화면을 가정으로 한 UI도 그것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스마트 워치의 목적을 생각해보자. 동영상 감상이나 멋진 사진을 보는 것이 아니다. 게임도 아니다. 화면 크기의 제약 때문에 가장 중점이 되는 것은 기기 제어, 알림과 결제, 헬스 케어다. 그리고 이것은 반드시 컬러풀한 화면으로만 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다. 그렇기에 화소 수가 높아 미려한 흑백 디스플레이라면 그리고 그 흑백 디스플레이가 확실한 장시간의 사용시간을 확보한다면 스마트 워치의 흐름은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흑백 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흐름으로 바뀔 수가 있다. 그것이 원래의 시계라는 쓰임새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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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애플이 시계라는 측면에 더 집중하여 충전횟수를 극한으로 줄이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한 번쯤은 흑백화면에도 적용할 수 있는 UI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헬스케어는 헬스북으로, 스마트홈은 홈 키트로 이미 씨앗을 뿌려 두었다. 스마트 자동차는 카 플레이로 대응한다. 거기에 사용자의 개인화된 움직임을 측정하는 도구인 애플워치를 더했다. 스마트 워치와 대화면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경쟁자가 먼저 선점하는 것을 방관했지만, 애플은 결국 운영체제, 하드웨어, 유통채널의 모든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통합적인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최초는 되지 않아도 최고가 되는 애플의 움직임이 느리지만 강력한 이유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1, 사진 2 & 3, 사진 4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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