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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에 대한 이별을 준비하는가? - 카카오 스토리

by cfono1 2015. 1. 13.

카카오 스토리는 모바일 버전의 미니홈피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며 생긴 자기 생각과 감정을 모바일에서 더 간편하게 정리하는 그런 방향으로 말이다. 카카오톡을 닮아 단순하고 깔끔한 구성에 그 사용자 수를 가져왔으니 어느 정도 서비스의 성공은 예상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카카오 스토리는 좀 달라지기 시작한다.


- 관련 글

본격적인 웹으로의 진입 - 카카오 스토리(링크)

공간과 UX의 배려 - 카카오 스토리 모바일 버전과 PC 버전(링크)


처음 드는 의문은 왜 웹이라는 공간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카카오 스토리의 서비스 특성상 이미지가 많을 수밖에 없고 이 많은 이미지를 한 번에 보려면 웹이라는 영역에 대한 고민은 필수다. 결국, 모바일만 외치던 카카오가 웹이라는 PC의 영역에 들어와 서비스하기는 했지만, 이 근본적인 공간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두 번째 드는 의문은 수익화에 대한 것이었다. 수익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너무 악수였다. 모바일이라는 공간은 그 공간 자체가 PC 웹과는 비교할 수 없게 좁으므로 사용자의 UX를 훼손하는 것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카카오 스토리는 과감하게 한 면을 다 차지하는 광고를 내보냈고 거기에 지워도 다음에 또 뜨는 최악의 상황을 만든다. 광고를 하더라도 한번 지우면 해당 광고는 다시 보여주지 않는 페이스북과는 대조되는 행동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이제 더는 갈 수 없는 최악의 수를 둔다. 







이 화면들은 내가 카카오 스토리에 접속해서 봐야 했던 화면들이다. 1, 3, 5, 6, 8. 내가 8개의 콘텐츠 블록을 보는데 5개가 보고 싶지 않았던 광고와 의문이 드는 콘텐츠고 내 주변 소식은 단 3개에 불과했다. 이걸 이해할 수 있는가?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어떻게 5 : 5 비율(이것도 심하지만)도 아니고 광고와 공급 콘텐츠가 더 많다는 건가? 삭제해도 다시 또 보는 광고도 어처구니 없지만, 여기에 인기스토리를 넣은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 행위로 카카오 스토리는 정체가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개인 사용자들끼리 자기 생각과 이야기를 올리던 곳에서 마치 티스토리 앱과 같은 큐레이션 앱이 되려는 건가? 그렇다고 카테고리 분류 등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콘텐츠를 찾아갈 수 있는 구조인 것도 아니다. 그리고 첫 화면에 저렇게 노출되는 것에 대해 누가 어떻게 많이 봤는지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다. 그럴 거면 카카오 페이지를 잘 살려서 상업적 공간과 비상업적 공간을 잘 어울리게 하여 제대로 된 큐레이션 서비스로 발전 시키는 게 좋지 않았을까? 


카카오톡 친구플러스에서 재미를 본 경험 때문이라면 더 문제다. 그나마 카카오톡 친구플러스는 이렇게 사용자의 UX를 망치지는 않았다. 친구 맺는 것도 내가 먼저 해야 했다. 하지만 카카오 스토리는 그런 거 없이 광고를 항상 먼저 보여주며 지워도 다시 보여주고 사용자의 UX를 훼손할 만큼 화면 가득 채워서 보여준다. 이건 정상이라 보기 어렵다.



카카오의 속내를 내가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처음 서비스의 방향을 이 정도로 뒤집고 UX를 훼손한다면 정리하기 전에 하는 마지막 단계가 아닐까? 어차피 없앨 거 하고 싶은 거 다하며 수익을 뽑는 거다. 종료할 마당에 UX가 무슨 상관인가? 이제 끝낼 건데. 부디 이런 생각은 아니길 바란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기업이건 관계를 맺음에서 이런 식으로 유대감을 깨는 것은 항상 좋지 않은 끝을 보여준다. 처음에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고민을 했으면 한다.




* 이미지는 서비스 캡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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