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슬레이트는 왜 망했는가? - 링크)을 통해서 전했듯 삼성전자가 호기롭게 내놓았던 제품 슬레이트는 화끈하게 망했다. 그런 삼성이 최근 MS를 등에 업고 다시 도전한다. ATIV라는 제품군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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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삼성전자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HP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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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것은 키보드와 태블릿을 결합하면 노트북 같은 형태가 되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거의 모든 회사가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윈도 뿐만 아니다.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다. 에이수스의 트랜스포머 프라임이 좋은 예다(링크). 이제 애플을 제외한 IT 제조업체의 한 흐름을 하이브리드 제품이 차지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선두주자 애플과는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는 압박 때문일것이다.
< 삼성전자의 아티브 >
< HP의 ENVY x2 >
이번만큼은 노트북과 태블릿의 경계에 있는 하이브리드가 소비자의 확고한 인정을 받아 나름의 영역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까? 이런 제품군을 보유하는 것이 과연 기업에 있어 올바른 선택일까? 오늘은 그에 관한 이야기다.
1. 하이브리드는 소비자에게 나름의 영역을 확보할 것인가?
< 이제 IT기기는 예전 브라운관 TV처럼 한번 팔고 끝나지 않는다. 꾸준한 관계가 중요하다. 윈도 서피스 >
2. 제조업체가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것은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가?
이 부분은 기업 선택의 문제다. 제조업체는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만 만들어도 된다. 굳이 하이브리드로 갈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생태계적인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하드웨어적인 차별화라도 이루어내는 것이 급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좋은 이유가 되지 못한다.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만들게 되면 필연적으로 자원의 분산이 발생한다. 태블릿과 하이브리드 제품군 이렇게 두 개의 라인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케팅도 생산도 판매도 하나의 제품군을 할 때보다 더 복잡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하이브리드 제품군이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영역이라고 인정받을 만큼의 소구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아직까지는). 그럼 인정받지도 못한 제품을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원의 분산을 가져오는 지금의 선택은 틀린 것이 될 수도 있다.
애플을 보자. 애플은 하이브리드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의 환경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내놓지 않을 것이다. 아이패드 하이브리드를 내놓지 않아도 워낙 많이 생산되는 규모의 경제가 있고 이것을 보고 협력업체들이 알아서 하이브리드처럼 쓸 수 있는 추가 제품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키보드를 비롯해 스피커, 마우스, 트랙패드 등 갖가지 조작 도구를 알아서 제공한다. 이는 애플이 태블릿 한 종류에만 집중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생태계를 이루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금의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생산하려는 제조사는 이런 환경에 대한 이해가 있을까?
경쟁이 치열하면 차별화를 위한 압박의 강도도 높아진다. 차별화는 중요하지만 무엇을 제공할지 그리고 차별화 이후 소비자의 UX에 대한 로드맵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더 중요하다. 물건 한번 팔고 끝낼 것은 아니지 않은가? 목이 마르다고 땅 파기전에 다시 한번 '왜', '무엇을', '어떻게', '어디'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1 & 사진 2, 사진 3, 사진 4).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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