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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영화

오블리비언

by cfono1 2013. 4. 14.



우선 불평 하나 먼저 시작하겠다. 한국 포스터에는 항상 지구의 미래를 건 거대한 전쟁이라는 수식어가 SF 영화에서 빠지지가 않는다. 그냥 넘어가면 넘어갈 수 있겠지만 싫증 나기도 하고 관객에게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암튼 내 생각은 그렇다.


오늘 본 조조 영화는 오블리비언. 좋아하는 배우 탐 크루즈, 영상이 인상 깊었던 감독 조셉 코신스키의 조합이다. 조셉 코신스키는 트론: 새로운 시작의 감독이다. 트론의 영상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안정적이면서도 기계적인 느낌이 잘 살았던 영화였다. 그래서 나름 기대를 하고 극장으로 향했다.


* 스포일러로 볼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지구로 침공한 약탈자가 달을 폭파했다. 그 결과 중력의 균형이 어긋나며 해일이며 지각 변동 등 일어날 수 있는 자연 재앙은 거의 모두 일어나 지구의 문명은 초기 상태로 돌아갔다. 하지만 인류는 전쟁에서 이겼고 대부분이 목성의 위성 타이탄으로 이주했고 나머지는 지구 궤도의 중간 정류장 테드에 머물고 있다. 


잭 하퍼(톰 크루즈)와 비키(안드레아 라이즈보로)는 팀을 이루어 지구의 자원 채취 시설을 관리하고 무인 감시기 드론의 수리를 49 구역에서 맡고 있다. 잭 하퍼는 꿈에서 보이는 기억을 제외하고는 비키와 사랑하는 연인이자 팀원으로 하루 하루 살아간다. 이제 2주 뒤면 지구를 떠나 타이탄으로 이주하는 시점에서 잭 하퍼는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딴짓을 하게 된다. 지상에 더 자주 내려가고 더 많은 것을 만져본다. 어느 날 드론을 수리하려다 남은 약탈자에게 납치된 잭, 그리고 그곳에서 약탈자의 리더를 만나게 되고 약탈자가 인간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된다. 비키에게 보고하지 않고 비밀을 간직한 채 돌아온 잭은 알 수 없는 이끌림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과연 맞는건가의 의심으로 발전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건물에서 우주로 쏘고 있는 좌표를 추적하게 되고 그 좌표 지점에서 NASA의 로켓 잔해물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생존 캡슐에서 자신의 꿈에서 나타나던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이런 흐름의 영화는 이제 흔한 것이 되었다. 기억을 잊은 주인공, 진실을 알려주는 반란군의 리더, 거짓 환경에 대한 믿음을 강요하는 적, 혼란스러운 상황, 복제되고 사육되는 미래... 이런 것들 말이다. 하지만 어떤 분위기에서 어떻게 보이고 적과 나를 외계인과 지구인 또는 같은 지구인 중에서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으로 나누는 방법에 따라 꽤 많은 느낌이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오블리비언은 감독의 영상에 대한 능력이 뛰어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 트론: 새로운 시작을 본 사람이라면 미래에 존재할 법한 컴퓨터 환경과 기기들의 디자인에 감탄했을 것이다. 이번 오블리비언에서도 그 느낌은 그대로 살아있다. 그리고 음악 또한 그 분위기를 유지한다. 마치 아이폰의 디자인을 보는 듯한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도구들과 UI는 영화에 대한 몰입을 돕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렇기에 스타워즈 같은 대규모 전투장면이 없어도 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기억(추억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은 중요한 장치다. 흔한 것이어도 흔하지 않게 하는 것,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하는 것이 바로 이 기억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른 것이 될 수 있고 그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다. 이건 잭에게도 비키에게도 모두 통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블리비언은 영화 더 문(링크)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기도 하다.


액션 보다는 의미에 중점을 둔 영화. 그리고 관객으로 하여금 복잡한 추리를 강요하지 않는 친절한 영화. 그래서 남자끼리 보다는 연인과 같이 볼만한 SF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 이미지는 다음 영화 입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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