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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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스틸(링크)

다크 나이트 라이즈(링크)

배트맨 - 다크나이트(링크)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던 영화였다. 크리스천 베일의 다크나이트 3부작을 너무 재밌게 봤고 맨 오브 스틸에서 보여준 새로운 시작이 어떻게 연결점을 찾을지 기대가 컸다. 그리고 이 영화를 시작으로 저스티스라는 걸출한 조직의 시작이 나오기에 또 기대가 컸다. 보고 나서의 느낌은 음... 기대만큼은 아닌 것 같은데? 이 정도였다. 캐릭터의 설득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이름에 걸맞게 이 영화의 핵심은 배트맨과 슈퍼맨이다. 각자 정의를 대표하는 이 둘이 적이 되어 싸워야 하는 이유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처음이자 끝인데 이걸 잘 못 했다. 배트맨은 정의의 편이지만 정신병에 어울릴 만큼 자기 세계가 너무 확고하다. 이전 배트맨에서 알 수 있겠지만 어떤 악당이라도 죽이는 것은 반대하며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올려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기존 사회 시스템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악당의 마지막은 언제나 고든 경감의 몫이었다.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조커가 사고로 죽는 것도 허용치 않았던 배트맨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찌 된 일인지 박쥐 불도장을 찍어 스스로 심판자이자 배심원이자 집행자를 모두 도맡는다. 저지 드레드(링크)와 별 차이가 없게 되었다. 

 슈퍼맨은 어떤가? 자신의 출신에 대한 깊은 고민을 가진 존재였다. 외계인인지 아니면 지구인인지... 이 모두를 관통하는 정의는 과연 존재하는 건지 그렇다면 나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기본적으로 선함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배트맨의 방식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 있게 자비를 배푸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니 문 닫고 조용히 살라는 말을 하는 그런 존재다. 

 지금까지의 배트맨과 슈퍼맨의 성격이 이렇게 달라지다 보니 이 둘이 싸우는 게 좀 억지스러워졌다. 물론 배트맨은 슈퍼맨과 조드의 싸움에서 자기 회사 직원이 죽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슈퍼맨의 정의에 의문을 슈퍼맨은 지구인의 두려움에서 오는 배타성에 힘겨워하고 있다. 그리고 이걸 렉스 루터가 조종하며 부추긴다. 그래도 달라진 성격에 설득력이 약한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약한 설득력은 중반을 지나면서 원더우먼이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많이 완화된다. 렉스 루터가 슈퍼맨을 잡기 위해 만든 둠스데이가 나타나고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의 팀플레이가 빛을 발휘하면서 액션 영화로서 충실하기 때문에 딱히 이야기의 설득력이 필요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최소한 5개의 떡밥은 뿌려놨다. 원더우먼, 사이보그, 플래시, 아쿠아맨 그리고 배트맨의 실험실에서 시간 이동을 통해 미래에서 온 환영 등 앞으로 영화 할 것이 많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부분들로 인해 이 떡밥들을 잘 회수할 정도로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지 그 부분은 미지수다. 

 큰 기대는 접고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을 보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간다면 그래도 괜찮다라는 생각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미지는 다음 영화입니다(링크).

* 개인적으로 렉스 루터의 제시 아이젠버그도 아쉽습니다. 뭔가 이유가 있어 그런 판단을 했다기보다는 그냥 또라이의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차라리 슈퍼맨과 렉스 루터의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이번 영화가 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새로운 배트맨의 모습과 장비는 더 현실성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슈퍼맨과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렇고 둘이 호각으로 싸운다는 건 더 그렇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