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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IT 이슈 - 정보에 대하여, 어떤 정보를 공개할 것인가? 2편

by cfono1 201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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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통영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한 초등학생 소녀가 이웃에게 성범죄의 대상이 되었고 끝내 목숨까지 잃었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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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후 이런 일을 막고자 관련 대책이 논의되고 있고 그중에 하나가 관련 범죄자의 정보 공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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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관련 범죄자의 정보 공개는 예방과 대중의 경각심에 이바지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의 대가는 전혀 작지 않다. CCTV를 생각해보자. 우리 주변은 이미 수많은 CCTV가 있고 보안이라는 이유로 기록된다. 내가 찍히고 있지만 누가 찍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범죄 예방 및 추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촘촘하게 그리고 네트워크로 통합시킬수록 시스템의 성능은 극대화된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는 이와 비슷한 개념이 등장한다.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응용과학자이자 배트맨의 무기 담당 루시우스 폭스는 휴대폰에 잠수함의 음향탐지 기술인 소나를 사용하여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한다. 그러자 배트맨은 웨인 엔터프라이즈가 생산하는 휴대폰에 비밀리에 모두 장착했고 고담 시를 24시간 영상과 음성 모두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소리로 추적하여 시각화 하므로 장막 뒤에 숨어도 소용없다. X-ray처럼 투시를 하기 때문이다. 배트맨은 이것으로 조커를 추적한다. 폭스는 이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누군가가 모든 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을 추적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곁을 지켜보고 있는 CCTV의 문제 또한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 다만 배트맨처럼 한 사람에게 완벽히 통합되지만 않았을 뿐이다. 이제 지켜보는 것을 넘어 공권력과 강력한 결합이 된다고 생각해보자.




< 프리크라임으로 범죄를 발생 전에 잡아내는 것을 소재로 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


범죄자의 생체 정보는 모두 기록되어 있고 CCTV와 버스 신용카드 등을 비롯한 각종 수단으로 추적한다. 필요시에는 무인 정찰기와 위성을 동원하여 넓은 지역을 감시한다. 목표가 확정되면 경찰은 물론이고 특수부대 등 어떤 수단도 동원할 수 있다. SNS를 통한 빅 데이터 추적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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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초등생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이 프리크라임 시스템은 실종 신고가 들어오자마자 자동으로 초등생의 이동 경로로 볼 수 있는 지역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행동반경 내에서 움직였을 법한 곳의 CCTV 데이터는 모두 불러 들이고 실종 아동의 사진을 소프트웨어로 단 몇 분 만에 대조하여 이동 경로를 초 단위로 파악한다. 실종 아동의 최종 이동 장소와 각종 전화 및 SNS 사용 패턴을 바탕으로 상황을 한 번 더 검증하고 최종 접촉자의 신상을 파악하는 것과 동시에 프리크라임 내의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와 동기화하여 몇 분 만에 일대 관련 범죄자의 활동과 각종 신상 정보를 추적한다. 그리고 동시에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여 몇 분 이내로 응답이 없을 시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며 관할 경찰관에게 상황 보고를 할 것을 지시한다. 마침 한 명이 응답이 없다. 이제 프리크라임 전담팀은 무인 정찰기와 위성 등의 능동적 추적 자원으로 용의자의 추적을 시행하고 버스 정류장 및 전광판 등에는 용의자의 정보가 노출된다. 용의자의 정보가 노출되는 것과 동시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의 빅 데이터 분석이 들어가며 관련 키워드와 오고 가는 대화를 중심으로 계속 용의자의 위치를 좁혀 들어간다. 결국, 용의자는 30분도 안 돼서 체포된다. 이러한 프리크라임은 범죄 예방과 해결에 지대한 공을 할 것이 분명하다. 단, 올바르게 쓰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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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크라임이 성범죄 추적 같은 목적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찰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면 이는 최악의 도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총리실 민간인 사찰을 보면 과연 우리에게 프리크라임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프리크라임은 분명히 등장할 도구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해야 할까? 더군다나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종북과 좌파로 낙인찍는 분위기에서 국가를 위해서라며 사람들을 사찰한다면 과연 어떤 미래가 올까?


이것에 대해 지금 결론을 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인권과 자유 등 너무나도 중요한 가치들이 서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하다. 갈수록 추악해지는 범죄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대항하기 위해 이러한 기술(프리크라임 같은)의 사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기술 도입 직전에 이런 논의를 한다면 그때는 촉박한 시간 때문에 기술 도입이 먼저 이뤄지고 논의가 뒤로 밀리게 될 것이다. 이는 누군가에 의해 충분히 악용될 소지가 매우 크다. 일단 도입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기술로 제거하는 것은 너무나 쉽기 때문이다. 이미 너무나 스마트한 기기들이 우리의 삶을 에워싸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논의를 시작할 때이다.


다음은 전파와 정보를 움직이는 원동력 전기에 관한 이야기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다크 나이트 사진 1, 2, 3 마이너리티 리포트 사진 1, 2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 


* 쓰고보니 정보의 공개 보다는 수집의 의미가 좀 더 강한것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