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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시사

세종대왕의 한글이 말하는 공유와 소통의 정신

by cfono1 2012. 11. 12.

관련 글 - 대선 주자가 놓치는 한국 IT의 미래(링크)


인류 역사상 많은 왕이 있었다. 정말 많다. 그 많은 왕 중 한 명 만 꼽으라면 나는 단연 세종(링크)이다. 왜일까? 수많은 역사의 왕은 정복을 위해 전쟁을 한다. 그렇게 영토를 늘렸다. 그리고 정책으로 국가를 부흥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위대한 왕은 대게 정복군주 아니면 개혁을 이룬 왕이다. 하지만 역사상 그 누구도 다수의 구성원인 백성의 권리를 위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바로 지식의 소유에 관한 것이다. 



세종은 왜 백성이 힘이 없고 고단한 삶을 사는지를 고민했다. 단순히 계급만의 문제일까? 아니다... 그럼 계급이 아닌 나쁘게 마음먹은 벼슬아치 몇 놈들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다... 바로 지식의 소유와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권리행사의 문제다! 바로 그것이었다.



KBS 드라마 대왕 세종에서 이런 부분이 나온다. 한 노비가 잠행하던 세종과 맞닥트린다. 그리고는 세종을 인질로 삼는다. 이 기이한 인연으로 잠행한 세종은 노비의 변호사 역할을 맡게 된다. 관아에서 밝혀진 노비의 죄는 바로 주인을 죽인 죄다. 그리고 관아에서 노비가 직접 서명한 문서가 증거로 나온다. 억울한 노비에게 세종은 다그치며 묻는다. 

"어찌 이런 문서에 서명한단 말이오!"

그러자 노비는

"그저 도련님이 좋은 것이라며 서명하라 했습니다. 글 모르는 까막눈이 무엇을 알겠습니까?"

나중에 이 사건은 주인의 아들이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다 결국 아버지를 죽이고 그 재산을 먹으려는 속셈으로 한 친족 살인이었고 그 죄를 노비에게 뒤집어씌우려 한 것이었다. 다행히 이 사건은 잘 해결되지만, 세종은 큰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그토록 지키고 싶은 백성이 글을 몰라 이런 삶을 산다는 것이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세종은 결심한다. 돈 많고 시간 많아 기득권의 방패막이가 되는 글자를 대신해 누구든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글자를 만들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글자가 한글(링크)이다.


물론 드라마라 극적인 요소를 담았겠지만, 그 정신은 다르지 않다. 아무리 계급 사회라지만 조선은 인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유학이 기본인 나라다(명분 쌓기와 패거리 질을 위해 변질된 유학과는 다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백성이 한글을 알고 조선의 법 경국대전(링크)이 한글로 쓰여있어 누구나 그 법을 이해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시대라고 말이다. 물론 백성 중에서도 법의 약점을 파고드는 나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게 된 법 지식을 통해 백성은 더 많은 권리를 누리며 한글이 없던 한자 시대보다는 인간적인 삶을 살았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이상적인 시대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한자를 대신해 지금은 영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법조계는 아직 한자 권력이 강하다).


지식이 절대 권력인 시대에 그 권력의 무기는 한자였다. 세종은 그 한자를 대신하는 글자를 만들기 위해 지식 권력 집단과 싸우기까지 한다. 역사상 어느 왕이 이런 철학으로 글자를 만들어 낼까? 이것이 세종과 그를 제외한 다른 왕들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이유다. 시대는 지났어도 이런 위대한 정신은 그대로 이어진다. 지식의 공유와 소통의 정신 말이다. 지식이 문자라는 옷을 입고 특정 계층의 방어막이 될 때 그 민족의 역사는 후퇴한다. 흐르지 않는 물이 썩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한글이 중심이 되었다고 하나 세종이 만들었던 공유와 소통의 정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한다. 정보화 시대에서 지식의 공유와 소통을 막는 것은 바로 전파의 접근과 정보의 공개다. 전파는 정보가 다니는 길이다. 이 길을 누군가가 막아버리면 지식의 공유와 소통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차단은 높은 전파 사용 비용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특정 집단만 사용하는 배타적 행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정보의 공개는 이런 것이다. 누군가 특정 정보를 독점하고 그 외에는 공개하지 않는다. 모두가 알아야 할 정보를 특정 집단이 독점한다면 이는 조선 시대의 한자와 같은 힘을 발휘한다.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자는 까막눈이 되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에 정보에 접근하는 전파, 핵심가치인 정보의 공개 문제는 우리가 다시 지식이 특정 집단의 권력 도구가 될 것인지 아니면 국가와 민족이 혁신을 통한 발전을 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대한민국의 IT 철학은 크게 후퇴했다. 다른 나라가 모두 절치부심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때의 후퇴는 더 큰 단점이 된다. 이제 그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12월 19일에 온다. 정보화 시대에 다시 한번 조선의 한자 시대로 가느냐 아니면 한글의 정신으로 지식의 공유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느냐는 국민의 몫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1, 사진 2).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


* 드라마 언급 부분은 기억에 의존한 것이므로 실제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아래는 IT 이슈 관련한 글로 더 자세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관련 글 - IT 이슈 - IT 산업의 3대 이슈는 무엇인가?(링크)

              IT 이슈 - 전파에 대하여, 망 중립성(링크)

              IT 이슈 - 전파에 대하여, 공용 와이파이(링크)

              IT 이슈 - 정보에 대하여, 어떤 정보를 공개할 것인가? 1편(링크)

              IT 이슈 - 정보에 대하여, 어떤 정보를 공개할 것인가? 2편(링크)

              IT 이슈 - 전기에 대하여, E 프로슈머(링크)

              IT 이슈 - 전기에 대하여, E 프로슈머와 기업의 IDC 그리고 개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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