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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환경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미디어 실험 - 다음 뉴스펀딩

by cfono1 2014. 11. 3.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든다. 무엇을 하던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산업으로 보자면 뉴스 미디어 업계가 혹독하게 겪고 있다. 그것도 특히 종이 뉴스가 그랬다. 아침과 저녁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이 매체는 정보의 핵심 통로였다. 읽고 난 것을 지하철 선반에 두고 가면 다른 사람이 또 읽는다. 이렇게 돌고 돈다. 게다가 전기도 필요 없다. 땅에 떨어져도 부서지지 않는다. 게다가 피드백이 없는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이다. 이런 강력한 특징들로 종이 뉴스의 권력은 정말 대단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소수의 종이 신문 매체가 독점하던 시절에는 내가 세상 돌아가는 걸 알기 위해선 종이 신문 매체에 의존해야 했으나 이제는 너무나 편리한 접속수단이 생겨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들이다. 바닥에 떨어져도 전기가 없어도 되는 강력한 내구성은 아니나 언제 어디든 접속 가능한 이 도구는 이제 종이 신문을 거의 고사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는 지식 전달의 변화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조선일보, 동아일보처럼 특정 계층(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자 이렇게 적는다. 적어도 중도라는 말을 붙일 수가 없는 매체임은 확실하다)을 대변하는 거대 종이 신문 매체의 힘이 있던 시절에도 한겨레와 경향처럼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종이 신문 매체도 있었다. 누구는 광고비에 의존하고 누구는 독자의 구독료에 의존했다. 그런데 스마트 기기 시대에 종이 신문 매체에 대한 근본적인 감소로 광고비건 구독료건 모두 그 설 자리가 잃었다. 대전제가 신문으로 된 전달 수단인 것이었으므로. 기사를 쓰려면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이 나올 구멍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 글 -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는 불가능한가?(링크)

              새로운 미디어 싸움의 판도 - 종편과 뉴스타파(링크)



스마트 기기의 미디어 관문이 된 포털은 이슈의 파급력이 가지는 서비스를 쉽게 놓을 수 없다. 손안에서 실시간 접속이 가능한 미디어 접속 기기를 가진 사용자는 굳이 신문으로 갈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종이 신문은 과거의 이슈 유통 권력과 영향력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뒤섞인 가운데 다음은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출시한다. 바로 뉴스펀딩(링크)이다.


관련 기사 - 다음, 뉴스펀딩 서비스 오픈(링크)


여러 사람의 후원을 받아 기사를 만들고 그 이후의 서비스에 대해서 우선적인 권리를 가진다. 이로써 가장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바로 '돈'이다. 돈이 있어야 안정적인 기사를 쓸 수 있다. 게다가 다수가 참여하는 '돈'이다. 그거도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돈'이다. 돈을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객관성을 위해서다. 독자를 위한다고는 하지만 독자가 아니라 광고로 집행되는 기사들은 누구의 눈치를 볼까? 당연히 광고주다. 돈의 출처가 어디냐에 따라 글의 방향이 바뀐다. 그 주제에 대해 광고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아닌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는 다수의 사용자 또는 실질적인 소비자나 이해 당사자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다면 이전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한 글이 나온다. 광고판으로 바뀌어버린 종이 신문 미디어보다는 훨씬 본질에 가까운 언론(광고주에 충실한 미디어는 많아도 독자층에 충실한 미디어는 드물다)일것이다. 


이런 구조는 그리 최근의 것이 아니다. 오마이뉴스(링크)의 경우 기자에 대한 후원이 있다. 기자에 대한 후원이 있으나 그 파급력이 뛰어나지는 못했다. 그 파급력의 한계를 다음이라는 포털이 이어받는다. 오마이뉴스보다 좀 더 자유로운 포지셔닝에서 시작하고 사용자가 직접 후원하며 그 결과는 모두에게 기사라는 형식으로 공개되어 판정받는다. 


* 시민이 기자로서 참여할 수 있고 그 기자에 대한 후원이 가능한 구조인 오마이뉴스가 이런 구조를 갖추었음에도 성공하지 못한 것은 미디어 전파 수단으로서 기존의 종이 신문 권력에 대한 포지셔닝 전략 너무 무신경했다가 아닐까 한다. 오마이뉴스의 구조상 좌파든 우파든 글을 실을 수 있는 구조라 이것이 특정 세력의 대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순수한 미디어 유통망 구조라고 봐야한다. 다만, 특정 성향이 훨씬 더 많았을 뿐이다. 그러나 종이 신문(특히 주류로서 정보 유통의 권력을 가졌던 조선, 동아 같은)은 이것을 기자가 아닌 비아마추어들의 좌파놀이터로 한정시켜 버렸다.  


뉴스펀딩으로 이제 좀 더 확실한 실험으로 바뀌었지만, 기본적인 흐름은 기술의 발전만큼 지식 유통에 대한 권력 싸움이 중심이다. 기존의 종이 신문은 지식적인 측면에서 이제 더는 이상 전문성을 내세울 수 없다. 기자라는 집단보다 훨씬 더 많은 전문가가 인터넷에 있다. 바른 소리로 권력에 대한 견제라는 측면에서는 빛과 소금이라는 역할에 의문을 들게 한다. 정권에 이해관계가 없을수록 더 강력한 비판이 가능하다.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라는 측면에서는 광고주가 하고 싶은 말로 전락해가고 있다. 사용자가 직접 필요한 정보를 써보고 말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뉴스펀딩 같은 플랫폼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틀로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뉴스펀딩이 어떻게 끝이 날지는 모른다. 다만 이 서비스를 단순히 미디어 서비스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다음의 이 실험에는 기술의 발전이라는 배경에 기존 종이 신문의 지식 유통 권력과 포털의 배급력과의 충돌, 기자라 불리는 집단과 일반 참여인의 지식 및 이슈 전달자로서의 충돌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충돌을 누가 독자를 만족하게 하느냐는 측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지금이 가장 본질적인 언론으로 되돌아가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




* 생산자가 판매자가 되는 관점에서는 프로셀러에 대한 측면으로 봐도 좋을 것입니다.


관련 글 다음 TV의 한계 그리고 스마트TV의 발전 방향 - 프로셀러(proseller)의 이해(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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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는 서비스 화면 캡처입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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